겹치기 평가에... 돈까지
기예처, 국립대병원에 비용 5천만원 요구 '이중고'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하는 기획예산처의 고객 만족도 평가 계획에 대해 국립대병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이 거액의 평가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기획예산처의 고객 만족도 평가 주관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생산성본부는 각 국립대병원에 5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비용은 신뢰성 높은 평가를 위해 한 병원 당 표본 대상을 1000명씩 잡아
산출한 것으로, 평가 대상인 병원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국립대병원 입장에서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 따라 평가가 시행되는
만큼 원치 않아도 거액의 비용을 들여 평가에 참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기획예산처는 기존에 고객 만족도 조사에 참여했던 159개 기관들 역시 평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롭게 평가 대상에 포함된 병원 역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평가를 받을 경우 서비스와 관련한 해당 조직의 문제점부터 해결책까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비싼 비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예처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평가를 정부 강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직발전의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립대병원들은 복지부의 의료기관평가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평가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도 모자라 거액의 비용까지 지불하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이면서까지 받아야 하는
평가인지 의문"이라며 "평가 만으로도 부담스러운 마당에 거액의 비용은
병원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민간업체 주관이 아닌 정부가 주도해서 하는 평가를
산하 기관들에게 비용까지 전가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병원들은 기획예산처에 평가 비용에 대한 부당성과 함께 병원계의
현실을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한 상태다.
다만 각 병원의 규모 차이를 감안, 병원별로 등급을 매겨 평가비용을 차등화 시켜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예처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병원들은 이와 함께 당장 다음 달부터 평가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 평가항목 등도 공개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실제 주관 사업자인 한국생산성본부는 아직까지 12개 병원의 평가를 위한 세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으며 평가 항목 역시 현재 개발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평가 시기는 각 병원의 요구를 고려하다 보니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평가일정과 항목이 결정되는 대로 해당
병원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사등록 : 2007-10-30 07:00
출처: 데일리메디( www.dailymed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