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잠 안온다고 술 마시지 마세요

불면증엔 술-수면제보다 편안한 마음가짐부터

초복인 19일 남부 지방과 충북, 강원 영동지방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고 서울

등 일부 지역에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한여름 밤이면 잠 못 이루어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사람은 실내온도가 20도 정도인

환경에서 편하게 잘 수 있는데 밤의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

잠을 설치기 쉽다”고 말했다. 불면증

△잠을 잘 기회가 있는데도 잠을 잘 수 없다 △잠을 못자서 낮 시간이 괴롭다 △한창

일해야 할 낮 시간인데도 머리가 아프고 집중하기 어려워 힘들다 등 세 가지 증상을

모두 보이면 의심해봐야 한다.

폭염과 열대야는 일시적 불면증 또는 단기 불면증을 일으키기 쉽다. 불면증은

시간이나 기간에 따라 △중요한 면접이나 입학 등을 앞두고 생기는 일시적 불면증

△2~3주 계속되는 단기 불면증 △3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으로 나누어진다.

사람들은 단기 불면증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자가 처방을 내려 술의 힘을

빌리거나 수면제를 먹어 해결하려 한다. 심지어는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는 경우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임세원 교수는 “잠은 4단계로 이뤄지는데 술은 숙면을 취하기

위한 시작단계인 1단계에는 쉽게 잠들게 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3~4단계의 깊은

수면은 방해한다”고 말했다. 즉 잠이 들 수는 있지만 얕은 잠이라서 깨우면 금방

일어나거나 자주 깨게 된다.

임 교수는 “알코올은 사람이 취하기 전 감정 상태를 강화시켜 준다. 기분이 좋을

때 술을 마시면 기분이 더 좋아지고,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더 우울함에 빠질 수

있다”며 “술 양을 조절한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한잔 두잔 마시다가 결국에는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술로 잠을

청해온 주부가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을 찾은 사례도 있다.

수면제는 통제되지 않은 사용이 문제가 된다. 정해진 양을 정해진 기간 동안 먹으면서

과량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제는 한 알을 먹었고 오늘은 잠이 더 안 오니까

두 알을 먹는 등 혼자서 판단해버리면 두통 구토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고 심지어는

목숨도 위협할 수 있다. 수면제와 술을 함께 먹는 경우는 두 가지가 발휘하는 효과가

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임 교수는 “술이나 수면제로 자가 처방을 하면 자칫 습관화 돼 ‘이것을 안 먹으면

못 잔다’라며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며 “잠을 자는 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잠을 잘 못자는 상태가 시작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여름 밤 잠 잘 자는 5가지 요령

불면증을 없애기 위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잠자리에 들기 전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임 교수는 “사람이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다음날 자동적으로

밥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잠이 안 온다고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하면 수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금 고생하더라도 2~3일 잠이 오지 않는 대로

견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난다

불면증은 밤에 잠이 안 오는 것이기 때문에 잠을 자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출 수는

없다. 대신 일어나는 시간은 조절 가능하기 때문에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한다. 낮잠은 자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잠자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목욕이나 샤워를 하면 몸도 식혀 주고 피로를 풀어주어 잠을 청하는데 도움이

된다.

▽너무 배고파도 너무 배불러도 안된다

잠은 긴장이 풀어지고 근육이 이완돼야 편하게 잘 수 있다. 잠들기 전 수박이나

음료수를 많이 먹으면 화장실 가느라 잠을 자주 깨게 되고, 과식을 하게 되면 속이

더부룩해 잠이 오지 않는다.

▽이부자리는 쾌적하게 관리한다

이부자리는 쾌적한 상태가 되도록 관리한다. 아마포(모시)는 습기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깔고 자면 감촉도 좋고 땀도 잘 발산된다.

▽15분 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일단 일어난다

억지로 자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정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잠자리를

벗어나서 몸을 식힌 후에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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