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개월처럼 배 불뚝”…의사 5명 ‘장 문제’로 오진한 ‘이 병’, 뭐길래?

자궁내막증이었음에도 과민성 장문제로만 진단한 의사들...2년동안 적절한 치료 받지 못하고"가스라이팅 당했다" 주장한 여성의 사연

임신 5개월 정도의 배처럼 부풀어 오르고, 생리통이 너무 심하고, 매일 알수 없는 피로감과 통증에 힘들어 했지만, 의사들로부터 ‘장(소화기)’문제라고만 진단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임신하지도 않았는데 임신 5개월 정도의 배처럼 부풀어 오르고, 생리통이 너무 심하고, 매일 알수 없는 피로감과 통증에 힘들어 했지만, 의사들로부터 ‘장(소화기)’문제라고만 진단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29세의 사라 메이혼은 자궁내막증의 증상을 겪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동안 만난 7명의 의사들 중 5명이 과민성 대장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놔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사라는 이런 의사들의 행태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든 ‘가스라이팅’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라 메이혼은 십대 시절 심한 생리통으로 고생했지만 지난 2년 동안 고통스러운 경련과 소화 불량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메스꺼움과 복부 팽만감을 호소하면서 찾은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식단을 바꾸라고만 조언했다. 이런 의사들의 진료가이드를 따랐음에도 사라의 발작은 계속됐고, 때때로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걷지 못하고 몇 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심해졌다.

사라는 매일 통증과 함께 피로감 때문에 몸이 쇠약해졌고, 어떤 날 아침에는 너무 피곤해서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피로가 심했다. 샤워하는 것도 머리를 감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씻고 나면 지쳐서 낮잠을 자야 했다. 이런 증상은 남자친구와의 성생활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그는 “통증이 심해 남자친구와의 성관계도 중단했다”고 말했다.

사라의 배는 급기야 너무 부풀어 올라 마치 만삭의 임산부처럼 보였다. 사라는 2년 동안 7명의 의사를 만났다. 그 중 5명의 의사가 이 증상이 ‘소화기 관련’이라고만 진단했다. 그는 매일 통증을 견뎌야 했다. 걸으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만 머물러야 했다.

의사들에게 자궁내막증같다고 말도 했지만…진단 계속 엇나가 

수년간의 고통 끝에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2월에야 병원을 찾았을 때였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밖에서 자라는 질환이다. 골반에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임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당시 증상은 모든 것이 자궁내막증과 일치했다. 사라는 “이전에도 의사들에게 자궁내막증이 아닌가 물어보고 어머니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소화불량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고 검사를 하지 않았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병을 검사하려면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들었지만 몇 번이고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엇나간 진단에 화가 난 사라는 자신의 증상이 자궁내막증이라 확신을 갖고 런던의 자궁내막증 클리닉에서 개인 상담을 예약했다. 이후 검사 결과 자궁내막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4월에 사라는 골반 벽과 자궁과 직장 사이에 있는 자궁내막증을 제거하기 위해 7,500파운드(한화 약 1292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수술을 받았다. 사라는 “내 몸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염증이 생기고 있다고 들었다”며 ““의사는 염증이 더 진행되기 전에 제때 수술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수술 후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 사라는 “수술은 정말 잘 진행됐고 의사는 내 난소가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이 질환으로 인해 혹이 생기고 생식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잔인하다”고 말했다.

사라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사에게 답을 요구하고 진단을 받는 것을 ‘포기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라는 “전체 과정에서 7명의 의사를 만났고 응급실에 두 번이나 갔다. 의사 중 네 명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IBS)이라고 말했고, 다른 의사는 과민성 대장 질환(IBD)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내 증상에 대해 제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최악의 부분 중 하나는 의사들로 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여성 10명중 4명…진단 받기 어려워 병원 전전긍긍 

여성 10명 중 4명이 자궁내막증에 대해 적절한 진단을 받기 전에 여러 번 병원을 다녀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만큼 증상을 다른 질환과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자궁 내막에 있는 세포와 유사한 세포가 신체의 다른 곳에서 자라는 것을 자궁내막증이라고 한다. 이 세포는 매달 자궁의 세포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여 축적되었다가 분해되어 출혈을 일으키며, 생리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자궁의 세포와 달리 이 혈액은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150만 명의 여성과 출생 시 여성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으며, 국내 자궁내막증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약 70%가 증가했다. 국내 자궁내막증 질환은 30~39세 가임기 여성에서 가장 많은 유병률을 보인다.

대표적인 자궁내막증 증상은 △골반 통증 △일상 생활을 방해하는 고통스러운 생리 기간 △성관계 중 또는 성관계 후 통증 △고통스러운 배변 △대변을 볼 때 통증 △소변시 통증 △임신의 어려움 △피로 등이 있다.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이 없더라도 경험할 수 있지만, 생리 중 통증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궁내막증은 복부골반 통증, 월경통, 성교통 등을 일으키며 여성의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수술 후에도 5년 이내 재발률이 40~50%로 높아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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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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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5-22 10:21:01

      의사 잘만나야 합니다.엉터리 만나면 오히려 병을 키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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