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 짜증 다스리기

화 날 땐 숨을 길게 쉬거나 물을 한 잔 마셔서 가슴의 열을 식힌다. 음악과 시가 있는 삶이라면 불쾌지수가 자리 잡기 쉽지 않을 듯. 여름의 끝자락이라도.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푹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이성복, ‘그 여름의 끝’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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