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치명적 독성에 신경까지 마비시킨다

 손바닥 크기만큼 묻어도 전신중독 일으켜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유출 사고로 불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으며 농작물이 말라 죽고 있다. 불산이 치명적인 이유를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 맹독성을 지닌 불산 용액과 가스

불산이란 불소와 수소가 결합된 불화수소의 수용액, 즉 불화수소산을 말한다. 산성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염산보다 부식성이 큰데다 인체 독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유리와 쇠를 녹이기 때문에 폴리에틸렌 합성수지 통에 밀봉하여 보관한다. 위키피디아는 “극도로 조심해서 취급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피부에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는데다 인체 조직에 빠른 속도로 침투한다. 피부나 눈에 닿거나 폐로 흡입하거나 입으로 삼키면 중독이 급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중독 증상은 곧바로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신경 기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피부 화상을 입어도 초기에는 통증이 없을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가 늦어지기 쉽다. 특히 위험한 것은 불산가스를 흡입하는 것이다. 허파꽈리 등에 물이 차는 폐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를 통해 혈액 속으로 들어간 불산은 혈액 속의 칼슘과 반응해서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손바닥(160 cm2)보다 큰 면적에 불산 화상을 입으면 심각한 전신 중독 증상을 유발한다. 피부와 혈액의 칼슘 농도를 떨어트리는 탓이다.

불산은 칼슘 및 마그네슘 이온과 반응해 불화칼슘 등을 형성한다. 이들 이온은 인체 모든 곳에 존재하면서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불산이 칼슘과 반응해 불화칼슘을 만들면 혈액 속 혈장의 칼슘 수준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같은 조직 독성은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며 저칼슘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불산에 의한 화학적 화상은 물, 그리고 2.5% 글루콘산 칼슘 용액이나 특수 세척 용액으로 씻어낸다. 하지만 세척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몸속에 흡수된 불산은 별도의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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