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이’…치아를 이식해 장님 눈떠

송곳니로 인공렌즈 고정하고, 입속 피부로 각막 만들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더니 이번엔 이가 눈을 도와 눈을 뜨게 만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사고로 왼쪽 눈을 잃고 오른쪽 눈은 시력이 상실돼 8년간 장님으로

살아온 영국 남성이 자신의 치아를 눈에 이식하는 수술로 시력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4일 영국 서섹스 아이 클리닉의 크리스토퍼 리우 박사

팀이 8시간의 수술 끝에 이 남성의 눈을 뜨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건축업자 마틴 존스(42) 씨는 8년 전 일을 하다 뜨거운 알루미늄 통이 터지면서

왼쪽 눈을 잃고 오른 쪽 눈은 남아 있었지만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존스 씨는 4년

전 결혼까지 했지만 아내를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리우 박사 팀의 새로운 수술법으로

그는 눈을 뜨고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그는 눈을 뜬 뒤 거리의 벤츠 ‘스마트 카’를 보고는 “8년 전에 저렇게 작은

차는 없었다”며 “반쪽으로 쪼개진 차가 거리를 달리는 줄 알았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리우 박사 팀의 수술법은 인공렌즈를 눈에 심되, 치아와 입속 피부조직을 이용해

이 렌즈를 잡아 주는 방법이다. 인공렌즈를 잡아 주는 재료로 플라스틱을 쓸 수도

있었지만 거부 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 의료진은 환자의 몸 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의료진은 당초 존스 씨의 시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줄기세포를 이용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의료진은 먼저 존스 씨의 송곳니를 빼내 정밀하게 가공해 인공렌즈를 아래위에서

잡아줄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송곳니가 선택된 것은 모양이 인공렌즈를 잡아

주는 데 가장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이어 존스 씨의 입 안에서 피부조직 일부를 떼어내 눈꺼풀 속에 집어넣고 두 달을

기다렸다. 이 피부조직은 각막 역할을 대신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두 달이 지나면서

피부조직 속으로 혈관이 뻗어 들어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의료진은 이어 앞서 만들어 놓은 ‘인공렌즈 + 송곳니 고정장치’ 구조물을 눈구멍(안와)

속으로 넣어주면서 두 달 전 이식된 피부조직의 양끝을 잘라 이 구조물을 양쪽에서

잡아주도록 했다. 인공렌즈가 송곳니 고정물과 피부조직으로 단단히 제 자리를 잡도록

해 준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부조직의 가운데를 뚫어 빛이 들어가게 함으로써

존스 씨는 세상 빛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존스는 “처음 이 수술법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며 “공상과학 영화 같은

놀라운 일이 내게 일어났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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