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말고는 다 배우려했던 신여성
1996년 오늘(5월 1일) 국내 신문들에 김메리 여사(92)가 김포공항을 통해 내한했다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김 여사는 여러분 모두 수 백 번은 불렀을 동요 ‘학교종’을 작사 작곡한 분입니다. 그는 자서전 ‘학교종이 땡땡땡’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귀국했습니다. 김 메리 여사는…
생각이 넓은 천재가 세상을 바꿨다
‘문득 새 옷을 갈아입고 싶게 만드는 사월의 오후가 화사하게 가로수 위에서 반짝거리고 있었다.’ 한수산의 소설 ‘사월의 끝’에 있는 표현을 인용해야 하는 날이네요. 벌써 한 해의 3분의1이 지나갔습니다. 사월의 마지막 날은 월드와이드웹의 '실질적 생일'이기도 합니다. 1993년 오늘 스위스 제네바의…
미움이 흩뿌려진 편지를 보내고
명예를 가볍게 여기라는 책을 쓴 사람도 그 표지에 자신의 이름을 쓴다고 했던가요? 세상에는 어떤 절대적 진리도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누군가 ‘논리적으로 당신의 주장도 진리가 아니다’고 토를 달면 언짢아한다고 했던가요? 모두 모순(矛盾)을 얘기하는 것이겠지요. 제 눈의 안경은 제 눈을 못 보기에 생기는!--StartFragment-->…
비난은 늦게, 칭찬은 빨리
고(故) 장자연 씨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A신문의 B사장과 C인터넷신문의 D사장이 혐의에서 벗어난 데 대해 인터넷이 떠들썩하더군요. 짜 맞춘 수사니, 언론의 힘이 무섭니 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기자 출신이어서 언론계 선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B사장이 사건 초기에 자신의 이름이 리스트에…
오늘은 책을 선물하는 날
오늘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입니다. 올해의 슬로건은 ‘책을 잡자! 책을 나누자!(Grab a book! Share a book!)’입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출판사, 서점, 도서관, 작가협회 등이 책 잔치를 벌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서점들이 각종 행사를 벌입니다. 이날은 대문호…
곡우 빗물에 젖지 마세요
곡우에 가뭄이 들면 땅이 석 자나 마른다고 했는데, 다행히 봄비가 내려 바짝 메마른 대지에 숨통이 트이겠군요. 곡우(穀雨)는 말 그대로 백곡(百穀)에 내리는 비입니다. 그 곡식들을 살찌우는 고마운 비죠. 조상들은 곡우에 곡식 뿐 아니라 생선에도 눈길을 줬답니다. 서해에서는 전남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
날자, 날자꾸나 결핵이 없는 곳으로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로 시작해서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로 막을 내리는 소설 ‘날개’의 소설가이자 ‘권태’의 수필가, ‘오감도’와 ‘거울’의 시인 이상(李霜), 김해경이…
숫자로 풀어본 십계명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은 참 좋은 일이죠? 좋은 사람들이 함께 있으면 좋은 얘기가 오가서 더욱 좋습니다. 그저께 밤에는 두 좋은 자리가 연거푸 있었는데, 첫 자리에서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로부터 ‘인생 숫자 10계명’에 대해 들었습니다. 1~10까지 숫자에 따라 삶의 태도를 붙인 것입니다. 건강과…
유머로 우울증을 극복한 대통령
주말에 지방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 강연을 하고 귀경길에 기차를 기다리다가 서점에 들어갔습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책이 있더군요. ‘링컨의 우울증’이란 책이었습니다. ‘역사를 바꾼 유머와 우울’이라는 부제도 가슴을 파고 들어오더군요. 아시다시피 링컨은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입니다. 요즘 곤경에 처한 노무현 전…
천하장사도 술을 이기지는 못한다
1997년 오늘(4월 10일) 야구팬들은 비보를 접해야 했습니다. ‘빨간 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이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독신자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죠. 김 감독은 프로야구가 정착하는 데 있어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월남해서 주로 2루수로…
필름 끊기는데 계속 술? 인간광우병 증세 나타난다
지난해 봄 한반도의 밤을 촛불로 너울거리도록 불을 붙인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 편에서 인간광우병 의심환자로 소개된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베르니케 뇌증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왔더군요. 베르니케 뇌증은 뇌에서 비타민 B1(티아민)이 부족해서 걸음, 안구운동, 의식 등에…
지난주 금요일, 왜 두 번 메일을 보냈지, 의아해 하는 분이 몇 분 계셨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전날 예프게니 키신의 공연을 보고 귀가해 2~3시간을 자고 새벽 4시 경에 회사로 향했습니다. 밀린 일을 처리하고 건강편지를 쓴 뒤 아내에게 데스크 좀 봐달라고 전화했습니다. 거기에는 마지막 앵콜곡이 베토벤의 터키행진곡으로 돼 있었는데 아내는…
왜 그 공연은 5시간 만에 매진됐을까
어제 아내와 함께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왜 예매 5시간 만에 2500여 자리가 매진됐는지 알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키신은 생각보다는 통통한 몸매더군요. 배도 약간 나와서 내장비만이 걱정될 정도였고요. 피아노에 미쳐 운동을 제대로 못하는 삶이 몸에 나타난…
함께 꿈을 가꾸어나가시죠
아침저녁은 쌀쌀하지만 낮은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좋은 전형적인 봄날이네요. 오늘은 ‘어린이’하면 떠오르는 사람 한스 크리스티앙 안데르센이 태어난 지 204년이 되는 날입니다. 안데르센은 덴마크 오덴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 문학에 소질을 가진 똑똑한 아이였지만 11살 때 아버지가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병을 얻어 숨지는…
신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
207. 71! 어젯밤 뉴스는 그야말로 ‘Wonderful Tonight’이더군요. 한때 피겨스케이트는 ‘백설공주’ 같은 서양 사람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김연아의 피땀 어린 노력이 인류에게 예술을 선사했습니다. 어제 LA의 밤은 ‘Wonderful Tonight’이었습니다. 1945년 오늘(3월 30일)은…
원숭이 무리에서 컸다면
아-아아~, 1932년 오늘(3월 27일) 미국의 수영스타 조니 웨이스뮬러가 영화 ‘타잔’의 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선을 보였습니다. 웨이스뮬러는 1920년대 최고의 수영선수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올림픽 금메달 5개에 동메달 1개를 땄고 67번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니 와우! ‘타잔’의 원작은 ‘화성의 공주’로도 유명한 작가…
움츠리지 마시고 땀 흘린 뒤 물 한 잔!
봄이 봄다워지기까지 언제고 한번은 이렇게 몸살을 하는가보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꽃을 피울까마는 어디서 남몰래 꽃이 피고 있기에 뼈마디가 이렇게 저린 것이냐 <정희성 ‘꽃샘’ 전문> 나성(羅城)에서 국가대표 야구팀이 화끈한 승전보를 전한 어제는 ‘물의 날’이었죠? 바싹…
나른한 봄, 춘곤증 이기세요
목신의 오후아, 이 요정들의 모습이 영원하였으면. 그녀들의 엷은 장밋빛 살결이, 숲속같이 깊은 잠에 빠진 대기 속에 하늘하늘 떠오른다. 나는 꿈을 사랑하였던가?내 의혹, 저 끝이 없는 고대의 밤의 성단이 쌓이고 쌓여 종려나무 실가지로 돋아나더니 생시의 무성한 숲이 돼 내게 일깨우니, 오! 끝에 남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