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긁는 소리, 껌 씹는 소리...왜 듣기 싫을까

  

찌이이이익....끼이이이이익....

손톱으로 칠판을 긁거나 숟가락으로 스테인리스 그릇을 긁을 때 나는 소리한번 상상해보세요등줄기가 오싹해지죠?

 

쩝쩝쩝.....딸깍딸깍.....딱딱딱.....

음식을 씹거나 볼펜을 누르거나 껌을 씹는 소리는 또 어떠세요이런 소리들 역시 제법 신경에 거슬립니다.

 

왜 사람은 이처럼 특정한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할까요?

 

칠판 긁는 소리가 소름 끼치게 싫은 이유는 이 소리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독일 콜로그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이 소리는 2000~4000헤르츠에 달하는 고음입니다인간의 목소리로는 낼 수 없는 높은 음에 해당하죠여성 소프라노가 최대한 높이 낼 수 있는 음역은 1200헤르츠입니다.

 

이처럼 고음의 소리를 듣게 되면 귀는 이 소리를 증폭시켜 더욱 듣기 싫은 소음으로 변환시킵니다그래서 듣기 불편한 거죠.

 

이처럼 누구나 듣기 싫어하는 소리도 있지만남들이 듣기엔 괜찮은데 나만 듣기 힘든 소리도 있습니다.

 

별것 아닌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소리혐오증이라고 하는데요가령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극도의 공포감에 빠지는 걸 말합니다.

 

소리혐오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청력이상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뇌 영역의 문제가 아닐까 추정되는데요과학자들은 청각체계와 감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 이상이 그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리와 관련한 다소 이색적인 연구결과도 있습니다미국 플로리다대학교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계 소리는 여성의 결혼욕구를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째깍째깍하는 소리가 여성들에게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망을 일으킨다는 건데요,이런 현상은 여성의 몸에 저장된 생체시계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남성은 나이를 먹어도 생식능력이 있지만 여성은 생리가 끝나면 생식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처럼 시간을 재촉하는 소리에 민감해지는 것 아닐까 하는 거죠.

 

그런데 사람은 소리에 민감하기만 한 게 아닙니다. 반대로 둔감해질 때도 있죠. 가령 지하철 안에서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면 내려야 할 곳에서 못 내리고 지나치게 됩니다. 지하철 안내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건데요, 왜 그런 걸까요?

 

영국 유니버시트 칼리지 런던에 따르면 인간의 뇌 용량은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정신이 팔리게 되면 그 만큼 청각적인 능력에 한계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뱃속에 있는 태아는 어떨까요? 뱃속에서도 소리를 감지할 수 있을까요?

 

핀란드 헬싱키대학이 태아에게 특정한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아기들이 태어난 이후 뱃속에 있을 때 들려줬던 소리를 다시 들려주자 아기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뱃속에서 들었던 소리를 기억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아기는 사람이 내는 소리와 사물에서 나는 소리도 구분할까요? 
 
영국 킹스칼리지의 연구에 따르면 생후 3~7개월이면 이미 인간이 내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를 분별한다고 하네요. 
 
심지어 사람이 내는 소리의 차이점도 이해한다고 합니다. 하품이나 재채기처럼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소리와 울음처럼 감정이 담긴 소리를 구분한다는 겁니다.  

 

 

수선한 커피숍의 백색소음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요란한 경적소리는 체중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소리에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다는 거죠. 
 
고요하고 적막했던 과거와 달리 문명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소리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복사기 소리, 팩스 소리, 선풍기 소리.....이런 소리들이 어떤 사람의 어떤 감정 혹은 어떤 신체부위에 자극을 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빗소리를 들으면 우울해하는 그녀, 경적소리가 요란한 날엔 화를 잘 내는 그....어쩌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일지 모르겠네요. 

 

    코메디닷컴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