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면 심해지는 '가족의 잔소리'
“사촌형은 OO에 취직했다는데, 너는 어디 다니니?”
“OO는 판사랑 결혼했다는데, 너는 연애도 안 하니?”
보기만 해도 암에 걸릴 것 같은 말들,
설 연휴면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잔소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리젠츠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잔소리는 ‘일상적인 공격성’이라고 칭할 수 있습니다.
형제끼리 서로 상처가 되는 말을 던진다거나 엄마에게 짜증내는 일이 여기에 속하죠.
그런데 잔소리에서만 그치면 다행입니다.
요즘엔 이런 잔소리가 원인이 돼 존속살인까지 벌어지곤 합니다.
최근 아동학대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처럼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학대하는 가족범죄도 늘고 있지만....잔소리처럼 사소한 부분에서 우발적인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죠.
온가족이 모여 웃음꽃을 피워야 할 설 연휴,
부부싸움, 고부갈등 등이 우발적인 가족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린 왜 이처럼 가족을 함부로 대하는 걸까요?
조지아리젠츠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에서 민폐를 끼치는 대상은 주로 낯선 사람이 아니라 친숙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충고’하게 되고, 비슷한 소리를 반복해 듣는 사람은 보호본능이 일어나 ‘방어’를 하면서 갈등이 일어나는 거죠.
‘잔소리’를 일종의 나르시시즘으로 해석하는 의학적 견해도 있습니다.
“내 말이 맞으니 따르라”는 무의식이 표출된 거죠.
젊은 사람들의 경계욕구와 방어본능이 강해져 잔소리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말을 해도 남보다 가족이 하는 말이 더 짜증나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는 가족은 당연히 ‘내편’이라는 무의식이 있습니다.
잔소리가 이런 무의식을 건드려 갈등을 증폭시키죠.
그래서 가족을 남처럼 조심히 대하면 불필요한 갈등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자기애적 인격’을 가진 사람은 남의 충고나 비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경계선 인격’을 가진 사람은 갈등을 조장하죠. 시어머니에게 잘 보이면서 은근슬쩍 동서 욕을 하는 사람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인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명절날 나를 괴롭히는 친척,
그들의 말에 지나치게 욱하거나 자책할 필요 없어요.
이럴 땐 무시가 최고라는 점! 즐거운 설 연휴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