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를 올리기 전에 짚어야 할 것들
[이성주의 건강편지]KBS 수신료
수신료를 올리기 전에 짚어야 할 것들
수신료 인상은 늘 KBS의 ‘희망사항’이었지만 (어떤 당이든) 야당이 KBS를 견제하는 도구로 반대해왔기 때문에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에는 일부 언론들이 KBS 수신료 인상에 동조하면서 힘을 받았지요. KBS가 수신료를 올리는 대신 광고를 포기하면 그 광고가 자신들에게 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겠지요?
KBS는 “33년째 수신료가 묶여서 창사 이래 최악의 재정난에 처했다”면서 “수신료가 인상되면 공익성을 강화하고 광고 비율을 줄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영방송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면 수신료의 일부 인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고, 할 수 있는 노력은 하고나서 수신료를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KBS는 국영방송인가?=KBS는 1973년까지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영방송이었습니다. 70년대까지 많은 기자실에 공무원인 KBS 기자가 들어오지 못했답니다. 법적으로는 공영방송으로 전환됐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이 국영방송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민 저항을 부른 ‘땡전뉴스’는 차치하고,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이 임명한 사장이 바뀔 때마다 논조가 바뀌니 국영방송이라고 할만도 하지요. 공영방송과 국영방송의 차이는 뭘까요? 정치보도의 객관성이 가장 큰 잣대일까요? 다른 요소는 없을까요?
-공익적 프로그램은?=미국의 공영방송 PBS는 시청률이 올라가면 ‘인기에 편승한 것이 아닌지’ 회의를 한다고 합니다. KBS나 MBC 같은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시청률 경쟁을 하는 것이 옳을까요? 교육, 과학, 문화적으로 멋진 프로그램이 너무나 빈약하고 그나마 있는 것은 심야에 몰려있는 이 현상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공영방송에 막장드라마가 판치는 것,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KBS의 자구노력은?=KBS의 인원은 타 방송에 비해서 훨씬 많습니다. 연봉도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정리해고가 경영합리화의 방법이 될 수는 없겠지만 임금 조정, 콘텐츠 사업 등 자구노력은 하지 않고 시청률에만 기대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은 듯합니다. 시청자가 납득할만한 노력이 있나요?
-시청료 통합징수=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일고 시청료를 안내는 풍토가 몇 년 동안 지속되자 여당이 꼼수로 시청료를 전기료와 함께 징수하기로 했지요. 한나라당은 자기가 여당일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야당이 되자 KBS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시청료 분리를 주장했고, 여야가 바뀌자 입장이 또 바뀌었습니다. TV 수신료를 전기료와 함께 받는 것, 이게 정상일까요?
이런 문제에 대해서 KBS가 솔직하고 속시원하게 설명한다면, 저는 기꺼이 수신료를 더 내겠습니다. 저는 TV가 시청자를 '1차원적 인간'으로 만든다는 측면에서 ‘TV≒바보상자’라고 믿고 'TV 안보기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이지만, KBS가 진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기꺼이 수신료를 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TV의 차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①TV 시청에 중독성이 강하고 TV 없이는 살기 힘들다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제769호 건강편지 ‘TV를 끄면’ 참조>
오늘의 음악
1892년 오늘은 러시아 생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에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초연된 날입니다. 호두까기 인형 중에서 마린스키 발레단의 ‘꽃들의 왈츠,’ 볼쇼이 발레단의 니나 캅초바의 춤이 환상적인 ‘사탕 요정의 춤’을 이어 감상하겠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또 다른 발레곡 ‘백조의 호수’ 1악장 전경을 유리 보트나리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필하모닉의 연주로 듣겠습니다.
♫ 꽃들의 왈츠 [마린스키 발레단] [듣기]
♫ 사탕 요정의 춤 [볼쇼이 발레단] [듣기]
♫ 백조의 호수 전경 [모스크바 필하모닉]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