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생일날에 편지 보내세요
[이성주의 건강편지]우표 붙이는 날
우표 생일날에 편지 보내세요
1840년 오늘은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우표가 선보인 날입니다. 이전에도 우편물은 있었지만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이 들쭉날쭉 돈을 줘야했기 때문에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교육자 롤란드 힐이 우표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스코틀랜드의 헌책방 주인 제임스 찰머스가 지금처럼 붙이는 우표의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5월 6일 빅토리아 여왕을 모델로 한 1페니짜리 검정 우표(아래 사진)가 선보였고 이틀 뒤 2펜스짜리 파랑 우표가 뒤따랐다고 합니다.
요즘은 보기조차 힘들지만 1970년대에만 해도 우표수집이 취미인 사람도 많았고, 이 때문에 골목마다 우표가게가 있었지요. 특별한 우표가 발행되는 날에는 우체국에 우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그야말로 장사진(長蛇陣)을 이뤘지요. 당시에는 주식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아 우표를 사서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지요. 저도 우표책에 시트우표니 전지니 해서 모아뒀는데, 지금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도 없네요.
우표와 관련해서는 일화도 많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주정부 장관의 실수로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는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고 라이베리아 정부는 2000년 미국 대선 직후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얼굴을 넣어 ‘미국 대통령 우표’를 발행했다가 망신당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대 대통령의 우표가 지나치게 많은데 우표를 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반면 미국에선 대통령은 사후 1년, 그 외 인물은 사후 10년이 지나야 우표에 얼굴을 담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2월 인간복제배아 줄기세포 배양성공 특별우표를 발행할 정도이니까 우표에서도 ‘빨리빨리 문화’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구슬은 꿰어야 보배라고, 희귀우표보다도 좋은 편지에 사용된 우표가 더 소중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의 달인 5월,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보세요. 저는 2004년 동아일보 기자 시절 ‘오! 마이 홈’이라는 가족 살리기 기사를 연재한 적이 있는데, 그 주제 중의 하나가 ‘가족끼리 편지쓰기’였습니다. 취재를 하면서도 편지의 힘에 놀랐습니다. 오늘 부모님이나 배우자, 자녀에게 가슴을 담은 편지를 써보세요. 편지를 쓰는 순간 오해가 풀리고, 편지를 받는 순간 감동이 북받쳐 올라온답니다. 정성 들여 우표를 붙여 직접 우체통에 넣어보세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사이에 있는 우표의 생일인 오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세요
오늘의 음악
오늘은 편지와 어울리는 음악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편지지와 어울리는 음악인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1악장을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합니다. The Box Tops의 ‘The Letter’, Brian Hyland의 ‘Sealed with a Kiss’에 이어 로버트 플랜트와 앨리슨 크라우스의 ‘Please Read the Letter’가 계속됩니다. 국내곡으로는 김세화의 ‘눈물로 쓴 편지’를 준비했습니다.
♫ 월광 소나타 1악장 [다니엘 바렌보임] [듣기]
♫ The Letter [박스 탑스] [듣기]
♫ Sealed with a Kiss [브라이언 하일랜드] [듣기]
♫ Please Read the Letter [R 플랜트 & A 크라우스] [듣기]
♫ 눈물로 쓴 편지 [김세화]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