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의 ‘스마트워치’, 이제는 우울증도 예측?

김대욱 KAIST 교수팀, 우울감·수면장애 등 예측 가능성 제시

기존에는 운동 추적에 주로 사용됐던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우울증을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웨어러블 기기로 보다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 워치는 손목에 착용하는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사용자의 몸에서 다양한 활력 데이터를 수집해 현재 몸 상태를 진단하고, 나아가 최적의 건강관리를 위한 조언을 제공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하 카이스트)은 뇌인지과학과 김대욱 교수 연구팀이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스마트워치를 활용한 우울증 관련 증상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착용한 스마트워치를 통해 활동량과 심박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면 장애, 우울감, 식욕부진, 과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예측한다는 설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뇌의 전반적인 기분에 영향을 주는 생체시계와 수면 단계에 초점을 맞춰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생체리듬이나 수면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선 병원에 입원해 하룻밤 동안 30분 간격으로 피를 뽑아 체내 호르몬 변화를 측정하고 수면다원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가 대부분인 실제 의료 현장에서 크게 효과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심박수, 체온, 활동량 등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스마트워치가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일 변화하는 생체시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예측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약 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전향 연구를 통해 해당 기술을 검증했다. 필터링 기술로 예측한 기분 점수와 우울증 위험을 실제 참여자들이 작성한 설문 내용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특히 수면 문제,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자살 생각 등 우울증의 주요 증상들도 예측이 가능했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 등 IT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자체 건강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마음챙김’이나 ‘정신 건강’ 등의 항목을 제공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기능은 명상, 상담 가이드 등의 서비스를 활용해 스트레스 지수를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울증 증상을 예측하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보다 체계적인 정신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대욱 교수는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한 생체 데이터를 실제 질병 관리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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