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대한민국...지난해 약품비 지출 26조원 썼다

60대 이상 58.1% 차지...고지혈증‧항암제‧혈압약 지출 많아

[인포그래픽=코메디닷컴]

우리나라 국민이 암과 희귀병 치료에 사용한 약품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60대 환자가 작년 한해 지출한 약품비는 6조6천억원에 달했다. 70대, 80대 환자가 지출한 약품비도 8조원을 훌쩍 넘겼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2023년 급여의약품 지출현황 분석 결과, 총 약품비는 26조1966억원으로 전년(24조1542억원) 대비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 전체 진료비(110조8029억원)가 직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과 비교해 2배 가량 높은 증가율이며, 진료비 중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3.6%로 전년 대비 0.8%p 증가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약제비 부담이 큰 암, 희귀질환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치료에 필요한 필수의약품에 약제 급여 확대를 추진해 왔다. 2022년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 등 22개 약제를 급여 적용했고, 면역항암제 등 7개 약제에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또 이듬해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에브리스디' 등 24개 약제를 급여하고, 중증아토피치료제 등 8개 약제의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필수의약품 급여를 지속 확대한 결과 암‧희귀난치질환 환자의 본인 부담이 줄어들면서, 2023년 기준 이들 환자 치료에 사용한 급여 약품비는 각각 3조8402억원, 2조5492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10.8%와 9.7%씩 증가해 전체 약품비 증가율(8.5%)을 상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령대별로는 60대 환자 약품비가 6조6천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25.2%)을 차지했으며, 70대(5조2천억원), 50대(4조4천억원), 80대(3조1천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약품비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8.1%였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청구액이 18조원(68.9%)으로 가장 높았고 상급종합병원(3조8천억원), 종합병원(2조2천억원), 의원(1조1천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약품비 가운데 지출 상위 품목은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고지혈증 치료제가 1순위를 차지했으며, 이를 포함한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및 고지혈증) 치료제가 상위에 올랐다. 특히, 효능군 별로는 동맥경화용제(고지혈증치료제)가 2조8490억원으로 지출 규모가 제일 컸으며 항악성종양제(2조7336억원), 혈압강하제(2조원), 소화성궤양용제(1조3904억원), 당뇨병용제(1조3667억원) 순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고가 항암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 신약 급여 등재와 기준 확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약품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진료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장성을 높이되, 오남용이나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의약품에 대한 분석을 확대하고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경상의료비 중 의약품 지출 비율은 18.0%로 평균인 14.2%보다 3.8%p 높았으며, 멕시코(21.0%) 등에 이어 OECD 국가 중 7위에 올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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