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식단지침 "술 하루 男2잔, 女1잔"...이번엔 깨질까?
미 보건복지부, 관련 보고서 초안 공개. 주류업계 거센 반발...5년마다 바뀌는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 개정 앞두고 의견 청취 돌입
5년마다 바뀌는 ‘미국인을 위한 식단지침’ 개정을 앞두고, 술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미국 보건복지부(HHS) 보고서 초안의 전체 내용이 공개됐다. 현행 식단지침(2020~2024년)에서는 술을 하루에 남성은 2잔, 여성은 1잔 마시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보건복지부는 이번 보고서 초안에서 “현행 식단지침의 알코올 수준도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16일(한국 시간) 보도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알코올 섭취에 대한 구체적인 권장사항을 못박지는 않았다. 또한 보고서 내용에 관한 각계의 의견 청취(2월 14일 서면 제출 마감)에 들어갔다.
이 보고서 초안(Draft Report: Scientific Findings of the Alcohol Intake & Health Study for Public Comment)은 알코올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두 가지 보완적인 보고서 중 하나다. HHS와 미국 농무부(USDA)가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 2025~2030’을 공동 개발하는 데 참고가 된다. 이에 주류업계는 당장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앞서 2020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모든 성인에게 하루에 한 잔의 알코올만 마시도록 제한하라”는 권고를 거부한 바 있다.
2020년 트럼프 땐 알코올 섭취 제한 권고 거부...이번엔 구체적인 권장사항도 못박지 않아
이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남녀가 주당 7잔 이상의 술을 마시면 알코올 섭취로 인한 사망 위험이 1000명 중 1명꼴로, 주당 9잔 이상을 마시면 이 위험이 1000명 중 10명꼴로 (1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술을 하루에 한 잔만 마셔도 남성은 비음주자에 비해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51%, 여성은 간경변에 걸릴 위험이 3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하루에 세 잔 마시는 남녀는 비음주자에 비해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을 위험이 최대 68%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C형간염을 앓는 사람이 술을 자주 마시면 간질환의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단 지침은 공중보건 정책과 음식 및 음료 라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이 보고서 내용 때문에 알코올 권장량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미국 주류업계를 대표하는 단체(Distilled Spirits Council)는 성명서를 내고 “이 보고서는 편향적이며 잘못된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보고서는 편향과 이해관계의 충돌로 가득하다. 불투명하고 전례가 없는 과정의 산물이다. 6명으로 구성된 관련 위원회(ICCPUD)의 일부 멤버는 반알코올 국제단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류업계 “편향적이고 분석 방법 잘못됐고, 불투명하고 전례 없는 일” 강력 반발
이 단체는 미국 의회가 해당 위원회나 그 작업을 승인하거나 자금 지원을 한 적이 없고, 의회와 업계는 많은 서한을 보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캐나다 약물사용연구소(CISUR) 소장이자 이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티모시 나이미 박사는 “알코올의 장기적 영향을 측정하는 연구의 한계 때문에, 이 보고서가 오히려 알코올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하루 한 잔의 술도 건강에 해롭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총 81쪽으로 된 보고서 초안 전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chrome-extension://efaidnbmnnnibpcajpcglclefindmkaj/https://www.stopalcoholabuse.gov/media/pdf/Report-on-Alcohol-Intake-and-Health.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