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땅콩 걸린듯 해”...60세男 1년 간격으로 2개 암 걸려, 무슨 일?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편도암 진단받고 약 1년 후 전립선암까지 걸려

60세 영국 남성이 약 1년 간격으로 편도암과 전립선암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이 남성은 목에 땅콩이 걸린 듯한 느낌을 호소하더니 편도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약 1년 후에는 편도암에 걸렸지만 현재 남성은 건강을 되찾고 마라톤 행사에도 참여했다(오른쪽). [사진=영국 매체 더 미러 보도 갈무리]
60세 영국 남성이 약 1년 간격으로 편도암과 전립선암에 걸린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스튜어트 에머슨(60)은 2022년 8월 “목에 땅콩이 걸린 것 같다”는 통증을 호소했다. 처음 목 통증이 시작됐을 때 스튜어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증상은 2주 넘게 이어졌다. 결국 병원에서 편도선을 제거할 필요성을 느낀 그는 병원을 찾았고,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편도암을 진단받았다.

그해 9월부터 스튜어트는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6주간의 방사선 치료도 진행됐다. 치료 과정에서 그는 몸이 쇠약해지고 입안에 궤양도 생겼다. 그는 “체중도 많이 줄었고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스튜어트는 11월에 치료를 마치고 2023년 초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비극은 다시 찾아왔다. 2023년 11월 스튜어트는 전립선암에 걸렸다. 편도암 진단 전 스튜어트는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이 검사는 전립선 상피세포에서 합성되는 당단백인 PSA 수치를 확인해 전립선암을 진단하고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불과 1년 전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암에 걸린 스튜어트. 그는 “어차피 나이가 들면 PSA 수치가 올라간다고 알고 있기에 내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는데 암이라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암 제거를 위해 절제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료진의 말에 그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앞으로 성생활이 불가능하고 요실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컸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스튜어트는 절제술 외에도 강도 초음파 집속술(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HIFU)이라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알게 됐다. 하이푸라고도 불리는 이 시술을 받은 그는 “전립선을 절개하지 않고 암을 제거할 수 있었다”며 “시술 후 PSA 수치가 70% 이상 감소했고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의 암 진단을 무사히 이겨낸 그는 마라톤에 참가하는 등 건강한 삶을 보내고 있다. 그는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2025년에는 암 없이, 의사 없이 보내고 싶다”며 “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편도암, 흡연과 음주가 큰 위험요인...증상은?

사연 속 남성이 겪은 편도암부터 살펴본다. 편도암은 입안 목젖 양측에 있는 구개편도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편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과 음주다. 흡연은 여러 발암 물질을 편도에 직접 노출시켜 편도의 조직세포 변화를 유도한다. 심한 음주는 간 기능을 비롯 여러 발암물질 대사를 저해해 발암 빈도를 높인다. 최근에는 위 사연처럼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도 편도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식물 삼키기 어려움, 구강 출혈, 귀 통증 등이 흔한 증상이다.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고 음식을 먹을 때 목에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편도암 증상은 뒤늦게 나타나는 편이기에 어느정도 암이 진행된 후에서야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해부학적으로 편도에는 림프절이 발달돼 있어 편도암 진단 당시 60~70% 환자는 암이 림프절로 전이된 상태다.

편도암은 조직검사를 비롯 CT, MRI 등으로 진단 가능하다. 치료는 크게 수술‧방사선‧항암치료가 이뤄진다. 국내에서는 남녀 합쳐서 612명 환자가 집계된다(2023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 편도암을 막으려면 평소 심한 흡연과 과음은 줄이고 건전하고 위생적인 성생활을 통해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

각종 배뇨 문제 일으키는 전립선암...국내 남성 암 4위

전립선암은 정액의 일부를 생산하는 전립선에 암세포가 발생한 것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 가족력, 고지방 식사 등이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 전립선암은 요도를 둘러싸면서 위치하기에 암이 생기면 요도가 압박돼 각종 배뇨 문제가 발생한다. 소변 횟수가 적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현상, 야간 다뇨, 절박뇨, 빈뇨 등이 나타난다.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림프절과 뼈로도 전이될 수 있다. 사연 속 남성이 언급했듯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암 진단은 의사가 장갑낀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을 만지는 ‘직장 수지 검사’, 직장 경유 초음파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위 사연처럼 PSA 검사도 가능하다. 암이나 비대증이 있으면 혈중 PSA 수치가 높아진다.

치료는 호르몬‧수술‧방사선‧항암치료 네 가지가 있다. 암 위치, 병기, 연령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이 정해진다. 2023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전체 암 발생의 6.7%로 6위다.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발병률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나오고 있다. 평소 저지방 식이, 콩 단백질 섭취, 채소와 과일 자주 먹기 등을 실천하면서 5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PSA 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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