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 생각보다 2배 더 심각”…美, 40년 내 2배?

55세 이상의 평생 치매 위험 42%, 종전 추정치의 2배...초고령사회 코앞 한국도 “강 건너 불 아냐”/美국립보건원 지원받은 연구 결과, 2060년 신규 환자 2배 급증 예상

미국 55세 이상의 평생 치매 위험이 42%나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종전 추정치의 2배도 넘는다. 지금까지 데이터 부실 등 이유로 과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벌써 약 20%나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의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미국의 치매 환자가 2060년엔 매년 100만명이 새로 발생하고, 55세 이상의 42%가 평생에 걸쳐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지역사회 기반의 전향적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에 참가한 1만5043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평생(55~95세) 치매 위험을 추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따라서 연구 결과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이 연구에는 미국 뉴욕대·존스홉킨스대 등 대학과 NIH 관련 기관이 다수 참여했다. 참가자 중 여성은 55.1%, 흑인은 26.9%였다. 특히 참가자의 30.8%는 아포지단백질E4(APOE ε4) 대립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었다. 연구팀은 미국 인구조사 예측에 평생 위험 추정치를 적용해 2020~2060년 미국의 치매 발병 건수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평생 치매 위험은 42%나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여성, 아포지단백질E4(APOE ε4) 대립 유전자를 가진 사람, 흑인의 평생 치매 위험은 약 45~6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새로 치매에 걸리는 미국 성인은 2020년 약 51만4,000명에서 2060년에는 약 100만 명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치매, 유전성 강해”…콜레스테롤 운반하는 ‘유전자 변이’ 있으면 치매 위험 45~60%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뉴욕대 의대 조세프 코레시 교수(인구보건학과, 역학)는 “55세 이후 치매 발병 위험 42%는 지금까지 보고된 수치의 2배도 넘는다”고 말했다. 종전에 치매 위험이 턱없이 낮게 평가된 것은 건강 기록과 사망 진단서에 있는 질병에 대한 신뢰할 수 없는 문서화, 치매 초기 사례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 불균형적으로 취약한 소수 인종 집단의 사례에 대한 보고 부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올해 미국에선 약 50만명이 새로 치매에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 위험은 인구 고령화 외에 유전적 요인, 고혈압, 당뇨병, 비만, 건강에 나쁜 식습관, 운동 부족, 열악한 정신 건강 등과도 관련이 있다. 이번 대규모 연구는 1987년부터 진행돼 온 지역사회의 동맥경화증 위험에 대한 신경인지 연구(ARIC-NCS)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혈관 건강과 인지 기능을 그동안 면밀히 추적 관찰해 왔다.

“국내 인구 약 20%, 65세 이상”…고혈압·당뇨에 관심 쏟으면, 치매 위험 낮출 수 있어

연구팀에 의하면 참여자의 42%(3252명)가 1987~2020년 치매에 걸렸다. 성별로는 남성이 35%, 여성이 48%였다. 여성의 치매 발병 위험이 훨씬 더 높은 것은 여성이 더 오래 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미국인 가운데 약 5800만 명이 65세 이상이며, 75세 이상의 평생 치매 발병 위험은 50%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주민등록 기준)는 지난해 7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19.51%(1000만62명)가 노인이었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혈압을 잘 조절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힘쓰고, 노인의 청력 상실에 잘 대처하는 등 노력을 쏟으면 인지기능 저하의 속도를 늦추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Lifetime risk and projected burden of dementia)는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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