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자서 수면제 계속 먹었다간...'이 병' 위험 높아진다고?

깊은 잠이 뇌의 단백질 찌꺼기 제거에 효율적

깊은 잠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원인이 되는 단백질 찌꺼기를 뇌에서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보조제는 이런 활동을 방해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졸피뎀 성분의 수면 보조제는 뇌의 노폐물 제거 작용을 방해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걸로 나타났다. 졸피뎀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약물로 억제성 신경전달물의 작용을 강화시켜 진정 및 수면효과가 있다.

로체스터대와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생쥐의 뇌를 뇌파 및 근전도 모니터를 사용해 ‘유동 섬유측광법’이란 광학 기술로 측정했다. 이전 연구는 생쥐를 마취해 잠을 자게 해서 측정했다. 이 기술은 생쥐가 잠을 잘 때나 활동할 때 뇌 활동을 기록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팀은 생쥐가 비렘수면(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는 깊은 잠) 중 노르에피네프린(신경전달물질), 뇌혈류, 뇌척수액의 긴밀한 동기화된 활동을 관찰했다. 이런 활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 타우 등 단백질 폐기물을 제거하는 뇌 전체 네트워크인 글림프계를 작동시킨다.

노르에피네프린은 ‘미세 각성’을 일으켜 심장 박동과 무관하게 혈관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하는 혈관 운동을 일으켰다. 이런 진동은 수면 중 글림프계에서 뇌척수액을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펌핑 작용을 했다. 비렘수면은 뇌에 쌓인 단백질을 청소해 알츠하이머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졸피뎀이 글림프계의 기능에 필요한 자연적인 진동을 복제하는지 조사했지만 이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졸피뎀을 먹고 자는 잠은 글림계를 억제해 뇌에 쌓인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 졸피뎀은 생쥐의 수면을 효과적으로 유도했지만 노르에피네프린 진동을 억제해 글림프계를 교란하고 뇌의 노폐물 제거 과정을 방해했다.

이 연구의 수석저자인 로체스터대 마이켄 네더가드 박사는 “뇌는 수면 중 글림프 계가 활성화되면 외부 정보 처리는 줄어든다”면서 “수면 중 글림프계의 활동을 주도하는 흐름을 이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양질의 수면은 뇌 기능을 개선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며 심장 기능 정상화를 촉진한다. 불면증 및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는 건강과 삶의 질 모두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또 신경 퇴행성 질환의 조기 발병과 관련이 있으며 치매의 조기 경고 신호가 되기도 한다.

네더가드 박사는 “특정 약리학적 수면 보조제가 뇌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인 악영향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최적의 뇌 기능을 위해 자연적인 수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Norepinephrine-mediated slow vasomotion drives glymphatic clearance during sleep’이란 제목으로 ‘세포(Cell)’지에 게재됐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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