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속 성인용품이 가슴까지?"...MRI촬영 중 기절할 뻔한 20대女, 왜?
MRI 촬영 중 직장 안에 있던 성인용품 반응해 가슴까지 올라와
MRI 촬영 중 몸속에 있던 성인용품 속 금속이 자기장에 반응해 고통을 호소한 20대 여성 환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MRI 스캔 검사 당시 환자는 직장에 '벗 플러그(butt plug)'라는 성인용품을 삽입한 상태였다. 이 성인용품은 보통 직장(항문)에 삽입해 성적 쾌감을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환자는 검사 전 의료진에게 이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스캔 검사 중 벗 플러그 속에 있던 금속이 MRI의 강력한 자기력에 반응해 가슴까지 끌어올려졌다. 22세의 이 여성은 해당 기구가 실리콘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 속에 금속으로 된 부품이 들어있었다.
해당 스캔 이미지는 인터넷 포럼 레딧에 공유되며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의료진에 따르면, 환자는 MRI 촬영이 끝난 후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속이 메스껍고 고통스러우며 기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급히 구급차를 불렀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전문의의 검사를 거친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환자의 상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강력한 자기장 발생시키는 MRI, 촬영 전 금속성 소지품 제거 확인해야
MRI(자기공명영상)는 영상 기술 중 자기공명 원리를 사용한다.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커다란 자석통(자기공명 촬영 장치)에 인체를 넣은 후 고주파를 발생시키면 신체의 수소 원자핵이 공명하게 된다. 이때 나오는 신호의 차이를 측정하고 컴퓨터를 통해 재구성해 영상화한다.
일반적으로 MRI 촬영을 할 때는 의료진이 검사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금속성 소지품을 제거하도록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한다. MRI 기기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강한 자성이 금속에 반응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국내 한 병원에서는 MRI 촬영을 하던 60대 환자가 기기 안으로 빨려든 산소통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MRI 기기에서 발생한 자성에 2m 가량 떨어져 있던 무게 10kg 가량의 금속 재질 산소통이 수레와 함께 기기 쪽으로 빨려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MRI 검사를 받을 때 금속 부품이 들어간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금속 부품이 들어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MRI 검사를 받던 환자가 얼굴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위 찢어지고 장천공,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 여럿 있어
영국 랭커스터대 인체해부학 전문가인 아담 테일러 교수는 MRI 촬영 중 금속이 반응해 일어난 몇 가지 사례를 예로 들며,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자성 상호작용을 가지는 물체가 몸속에서 움직여 주요 혈관과 신경, 장기를 손상시켜 외상을 입히고 잠재적으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테일러 교수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현병을 앓고 있는 65세 남성 환자가 의료진 몰래 금속 물체를 삼켰다가 MRI 촬영 중 위가 찢어진 사례를 예로 들었다. 11개의 작은 자석을 삼킨 어린이가 스캔 도중 장천공을 입은 사례도 있다. 몸 속에 총을 숨기고 있다가 자기력으로 인해 총기가 발사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건들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테일러 교수는 이러한 사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장박동기와 같은 장치를 가진 환자나 금속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이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