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후 숨 못쉬어"...男정액 통해 '이것' 알레르기 발생, 왜?
브라질너트 알레르기, 정액을 통해 전파된 사례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으면 키스를 하는 상대가 먹은 것도 유심히 살피고 피해야 한다. 견과류 알레르기 반응이 성적 접촉을 통해 발현된 사례도 보고 됐다고 영국 일간 더선이 소개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남아 있는 정액을 통해 상대 여성에게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위치한 저지섬 서리 세인트 헬리어 병원의 면역학과의료진이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연구 저널(Journal of Investigational Allergolo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이 사건은 브라질너트에 알레르기가 있는 여성과 그 파트너의 성적 접촉에서 발생했다.
익명의 여성은 파트너와 성관계를 했고, 이후에 몇 시간 동안 호흡 곤란과 가벼운 어지러움을 느꼈다. 휴식하며 앉아있을 때도 지속돼 자신의 증상이 알레르기 반응임을 인식했다. 2년 전 브라질너트 알레르기를 진단 받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즉시 10mg의 세티리진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했고, 45분 내에 증상이 개선됐다.
여성의 파트너는 성관계를 맺기 몇 시간 전에 브라질너트 4,5개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파트너는 브라질너트를 먹으면 여성에게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들은 혹시 모를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했다. 목욕을 했고, 이를 닦고, 손톱도 깨끗이 정리했다.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콘돔은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생각에서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관계 후 여성에게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이후 병원에서 파트너의 정액을 이용해 진행한 피부 반응 검사에서, 브라질너트를 섭취한 후 2시간 30분이 지난 정액을 통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것이 확인됐다. 정액에 브라질너트 단백질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번 사례를 다룬 의료진은 "정상적인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 심각한 음식 알레르기 반응이다"며,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번째 사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액을 통해 다른 음식 단백질들이 전파되는지 여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적 접촉을 통해 음식 알레르기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번 사례를 통해 일반적인 예방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알레르기 반응은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여성은 가벼운 증상만 경험했지만, 알레르기 반응은 갑작스럽게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호흡 곤란, 삼키기 어려움, 피부 변화 등을 동반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성적 접촉을 할 때, 파트너가 섭취한 음식에 대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는 항히스타민제와 아드레날린 주입기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