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한다는 생각만해도"...'이 공포'에 죽을 것만 같다는 女, 왜?
남이 구토하는 생각만 해도 극심한 공포와 불안 느끼는 여성
구토에 대한 극심한 공포증으로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자살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의하면, 영국 데번 주 토키에 사는 알렉스 심-와이즈(43)는 구토공포증(emetophobia)을 앓고 있다. 자신이 구토를 할 것 같다는 생각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토하는 모습을 보거나, 구토와 관련된 생각만 해도 극심한 공포심과 불안에 시달린다. 이런 증상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는 여덟 살 때부터 구토에 대한 불안감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자신의 부모님이 구토공포증을 가지고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는 술을 피했고 식중독에 걸릴까 봐 홍합 같은 음식은 먹지 않았고, 어머니는 토할 것 같으면 겁을 먹고 불안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회상했다. 그 또한 여덟 살이 됐을 무렵부터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됐는데, 부모님으로부터 학습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추측하고 있다.
처음 불안감으로 시작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열세 살이 됐을 때는 좋아하던 놀이기구를 탈 수 없게 됐다. 스스로 혹은 남이 토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뱃멀미에 대한 걱정으로 배를 탈 수 없게 됐고, 친구들과 클럽에 가거나 술을 마시러 가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이런 공포증이 자신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거라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했지만, 20대가 되고 보니 할 수 없는 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었다. 40대가 된 지금은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머리 속에는 24시간 내내 구토에 대한 두려움이 맴돈다. 그는 “예전에는 기절하곤 했는데 지금은 공황발작이 일어나고, 울기도 하며, 가끔은 도망가 숨기도 한다”며 자신의 증상에 대해 “정말 원초적인 반응으로 뇌의 ‘생존 본능’이 발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때는 자살 충동이 일기도 했는데, 이때 도움을 준 자선단체에서 입원 치료가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입원 치료를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구토에 대한 생각만 해도 극도의 공포와 불안 느끼는 구토공포증
구토공포증은 자신이 구토를 하거나 다른 사람이 구토하는 것을 보는 것에 대해 극심한 두려움을 경험하는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구토하는 것을 유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구토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이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생각을 멈추지 못한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구토공포증은 전 세계 인구의 0.1%에 영향을 미치며 여성에서 더 흔하게 관찰된다.
구토공포증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의 ‘특정 공포증’에 해당한다. 특정 공포증이란 특정한 상황이나 대상에 노출되거나 노출될 것으로 예상될 때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구토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메스꺼움이나 구토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보거나 경험하면 극도의 공포와 불안감을 느낀다. 심박수가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며, 배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움, 실신을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구토공포증은 공공장소에서 구토한 적이 있다거나 질병으로 인해 심한 구토를 한 적이 있는 등 구토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후에 발생한다. 끊임없는 불안을 느끼다 보니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음식을 회피하는 섭식장애가 생기는 등 일상 생활을 방해하는 일도 생긴다.
구토공포증은 보통 인지행동치료나 노출요법으로 치료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두려움이 생기게 된 원인을 밝히고 불안 증상이 생길 때 이를 관리하는 기술을 배운다. 노출요법은 통제된 상황에서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에 천천히 노출시키며 점차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불안 증상을 줄이거나 메스꺼움을 없애기 위해 일시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