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도록 마신다고 폭음 아냐?"...男은 5잔, 女는 몇 잔?

혈중 알코올 농도 2시간 안에 0.08% 급증하면 폭음

폭음의 기준은 무엇일까. 2시간 동안 혈중 알코올 농도를 0.08% 올리는 수준의 음주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많이 마시는 걸 ‘폭음’이라고 하지만 기준이 명확한 건 아니다. 소주 한두 잔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 몇 병을 먹어도 끄떡없는 사람도 있다. 대중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는 폭음의 정의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많은 사람이 폭음을 취하도록 마시는 걸로 생각하지만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 연구소(NIAAA)는 보다 정확한 잣대를 들이댄다. 폭음은 혈중 알코올 농도(BAC)를 0.08% 이상으로 높일 수 있을 만큼 약 2시간 이내에 충분한 알코올을 마시는 걸로 정의된다. 이 농도는 혈액 100ml 당 최소 0.08g이 알코올이 있다는 이야기다.

평균적인 성인의 경우 여성은 약 4잔 이상, 남성은 5잔 이상 술을 마시면 폭음이다. 미국에서 표준 음료에는 0.6온스(14g)의 순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약 354cc의 맥주, 148cc의 와인 또는 44cc의 증류주에 해당한다.

여성의 폭음 기준이 더 낮은 건 여성이 같은 체중의 남성보다 지방이 많고 수분이 적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지방이 아닌 물에 녹는다. 이 때문에 여성은 같은 양을 마시면 남성보다 더 높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온다.

고강도 음주로 알려진 폭음보다 훨씬 센 음주가 있다. NIAAA는 폭음 기준치의 두 배 이상의 수준으로 술을 마시는 걸로 정의한다. 약 2시간 이내에 남성은 10잔 이상, 여성은 8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다.

△ 폭음의 단기적 위험

폭음은 단기적으로는 뇌 활동을 늦춰 반사 신경이 평소보다 느려진다. 낙상, 익사, 자동차 충돌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안전하지 않은 성행위나 폭력과 같은 위험한 행동에 가담할 가능성을 더 높인다고 뉴욕시의 중독치료센터인 ‘Wholeview Wellness’ 책임자인 사라 슐츠는 말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기억 형성에 중요한 뇌 영역인 해마가 손상된다. 이로 인해 기절하게 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피의 알코올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호흡, 심박수 및 각성 상태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도 폐쇄되기 시작한다. 이를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며 구토, 발작, 혼수 상태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반복적인 폭음이 미치는 영향

반복적인 폭음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장기다. 많은 양의 알코올을 마시면 간이 심하게 손상되어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잦은 과음은 심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 반복 폭음은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혈관 질환을 일으켜 심장 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장기간 과음은 또 신경을 손상시키며 때때로 ‘알코올성 신경병증’을 유발한다. 무감각, 팔과 다리의 통증, 보행 어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다양한 암과 관련이 있다. “식도암, 위암, 췌장암, 간암의 발병률은 자주 폭음하는 사람에게 높아진다”고 피닉스대 간호대 부학장인 린네아 액스먼이 말했다.

장 건강에도 해롭다. 알코올을 마시면 장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이 발생해 특정 유형의 세균은 너무 많아지는 반면 유익한 세균은 줄어 부정적 영향을 미칩친다. 알코올은 동시에 장 내벽을 약화시켜 유해 물질이 혈류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이는 만성 장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폭음은 알코올에 대한 갈망, 음주 시 통제력 상실, 음주하지 않을 때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발하는 질병인 알코올 사용 장애(AUD)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중독치료센터 그룹인 헤이븐 디톡스(The Haven Detox) 최고 책임자인 로스티슬라프 이그나토프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심한 알코올 중독이나 장기 폐쇄가 폭음보다 고강도 음주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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