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갤 가돗, 피떡 생겨 '이 병'... 넷째 낳기 전 위험했다고?
헐리우드 배우 갤 가돗, 출산 직전 '뇌정맥동혈전증' 경험 공개
'원더우먼'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 할리우드 배우 갤 가돗(39)이 넷째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 희귀한 뇌 혈전 증상으로 응급 수술을 받은 경험을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공개했다.
미국 뉴스방송 CNN, 영국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가돗은 지난 2월 임신 8개월 차에 극심한 두통으로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몇 주 후 MRI 검사를 통해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을 받았다.
혈전을 제거하기 위한 응급 수술을 받은 가돗은 수술 몇 시간 뒤 딸 오리를 건강히 출산했다. 그는 현재 회복했으며, “다시 주어진 삶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가돗은 자신의 1억 800만 명 팔로워들에게 혈전 증상을 무시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CVST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이야기가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 행동하도록 돕는다면 공유할 가치가 있다”면서 "이번 경험이 내게 중요한 교훈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주로 임신 여성에게서 발생...출산시 출혈 대비해 혈액 더 끈적해지고 응고 가능성 높아지기 때문
뇌정맥동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CVST)는 뇌의 경막(뇌를 둘러싸는 바깥쪽 막)에 위치한 정맥동에 혈전(피떡)이 형성돼 발생하는 희귀한 뇌졸중 유형이다. 정맥동은 뇌에서 사용된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 혈전이 형성되면 이 혈액의 흐름이 차단되고, 뇌 특정 부위에 혈액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뇌조직의 손상, 뇌압 상승, 심한 경우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CVST는 모든 뇌졸중 중 약 1%를 차지하며, 일반적인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과는 발생 기전이 다르다. 특히 젊은 여성과 임신부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신부는 일반인보다 혈전 발생 위험이 5배 높으며, 자간전증과 같은 임신 관련 합병증도 위험을 증가시킨다.
임신과 출산은 CVST 발생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임신 중에는 출산 시 출혈을 막기 위해 혈액이 더 끈적해지고 응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 중 혈액량 증가와 호르몬 변화는 혈전을 형성할 가능성을 높인다. 자간전증(임신중독증)과 같은 임신 합병증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혈전 위험을 더욱 증가킨다.
또한 경구 피임약 복용이나 호르몬 요법도 여성의 혈액 응고 경향을 증가시켜 CVST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응고 장애, 암, 전신성 염증 질환(전신 홍반성 루푸스)과 같은 기저 질환도 혈전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심한 탈수, 두부 외상, 감염, 또는 신경외과 수술 후에도 CVST가 발생할 수 있다.
CVST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거나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으로, 가돗처럼 대부분의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극심한 두통을 경험한다. 심각한 경우 발작과 정신 상태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두통 외에 △ 흐릿한 시야, 복시(겹쳐 보임), 시야 손실 △발작, 반신마비, 언어 장애, 혼란 또는 무기력 △ 구토, 혼수 상태, 뇌부종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혈전이 정맥동의 특정 부위를 막거나 뇌로 가는 혈액 순환을 차단하여 발생한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돼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CVST는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정밀한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진단이 이뤄진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검사로는 MRI와 MR 정맥조영술(MRV)이 있다. 이 검사는 정맥동 내 혈전 유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CT 스캔이나 CT 정맥조영술(CTV)도 급성 혈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필요에 따라 혈액 응고 상태를 평가하는 혈액 검사나 유전자 검사가 추가로 진행될 수 있다.
CVST는 조기 치료 시 예후가 비교적 좋은 질환이다. 치료의 주요 목표는 혈전을 제거하고 혈액 흐름을 정상화하며, 뇌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