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돼 6주도 못살았을 것"...故지미 카터, 암 치료가 쏘아올린 공

암 이기고 100세 장수...여러 암을 치료하는 면역요법이란

새로운 면역요법을 과감히 사용해 암을 이겨내고 100세 장수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의료계는 그를 면역요법의 확산자로 기억한다. [사진=뉴스1]
12월 29일 향년 100세로 세상을 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외교와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유명했지만 의료계는 그를 전이된 암을 이기고 최첨단 암 치료법인 면역요법을 널리 알린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 약을 ‘지미 카터 약’으로 부른다. 미국 NBC 뉴스는 암 환자 카터의 삶을 조명했다.

△몸에 퍼진 흑색종

카터는 2015년 8월 흑색종(피부암의 일종)이 간과 뇌로 전이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전이성 흑색종 환자는 6개월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낮았다. 90세였던 카터는 6주도 살지 못할 수 있었다. 그는 “멋진 삶을 살았다”면서 “이 일이 하나님과 의사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말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키트루다(Keytruda)’란 이름으로 판매되는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이란 새 면역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키트루다는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11년에 ‘예보이(Yervoy)’란 최초 면역항암제를 승인했고 2014년 키투루다를 허가했다. 둘 다 치료가 어렵기로 유명한 흑색종 치료약이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모핏 암센터 피부 종양학 교수인 아모드 사르나이크는 카터가 새로운 치료법을 공개적으로 말하자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카터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국가적 영역에서 면역요법을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면역요법의 확산

카터의 암 진단 이후 4기 흑색종에 대한 15개 이상의 새 치료법이 승인됐다. 사용 범위도 크게 확대됐다. 폐암, 유방암, 자궁내막암, 두경부암 및 일부 희귀 대장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에 여러 형태의 면역요법이 사용된다.

카터가 치료를 받았던 에모리대 윈십 암연구소 소장 수레쉬 라말링감 박사는 “면역 요법은 게임 체인저였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초 뉴욕대(NYU) 라곤 헬스 연구진은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과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실험용 mRNA 백신을 함께 투여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가 키트루다만 접종한 사람들에 비해 더 오래 살았다고 보고했다. 두 가지 요법을 모두 받은 환자의 4분의 3은 3년 후 재발이 없었다. 키트루다만 투여한 환자군에서는 56%가 재발했다. 조합군의 생존율도 96% 대 90%로 우위였다.

△면역요법 부작용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면역요법은 면역체계를 과도하게 활성화해 다양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폐에 염증이 생기면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 대장염이라고 불리는 결장에서 생기는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면역요법은 일반적으로 탈모, 메스꺼움, 극심한 피로 및 화학 요법과 관련된 기타 부작용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라말링감 박사는 “면역 요법을 받는 환자들이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다”면서 “보통 아침에 치료받고 오후에 일하러 간다”고 말했다. 그는 “카터와 같은 환자들이 암을 이겨내는 것을 볼 때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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