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RNA치료제 원료 '올리고' 앞세워 '쑥'

FDA 승인 품목 증가 따라 원료 공급 확대 기대감

에스티팜 반월 사옥 전경. [사진=에스티팜]
최근 미국 제약사 아이오니스의 희귀질환 치료제 ‘올레자르센’이 허가를 받으면서 원료 공급사인 에스티팜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RNA 치료제 시장도 확대되고 있어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이 원료를 공급하는 ‘올레자르센’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CS) 치료제로 승인됐다. 올레자르센은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RNA 치료제다. 이번 승인 이후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도 승인 받으면 올레자르센은 2032년까지 약 8억49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원료를 공급하는 에스티팜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RNA 치료제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위탁개발생산) 회사로 글로벌 3위 역량을 가지고 있다. 올리고 기반 의약품은 특정 유전자나 RNA 서열을 표적으로 삼아 정확하게 결합이 가능해 신약 개발에서 주목되고 있다. 특히, RNA 치료제 판매량이 증가하면 올리고 매출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올레자르센 승인으로 에스티팜의 올리고 상업용 고객사는 4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2곳에서 1년 만에 2곳이 추가된 것. 또한 다른 상업화된 제품에서도 적응증 확장을 논의 중인 프로젝트가 여럿 있어 추가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에스티팜 파트너사 제품 중 2개 이상이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RNA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에스티팜에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RNA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137억달러(약 20조원)에서 2028년 약 180억달러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5.6%다. 이에 따라 원료 CDMO 기업인 에스티팜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실제 2019년 932억원이었던 에스티팜 매출은 2020년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22년 249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에스티팜의 매출 2849억원에서 올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로 확대됐다. 특히 올해는 임상단계에서 원료를 공급하다가 허가까지 받은 품목들이 증가하면서 상업화 품목 매출이 3분기 기준 29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84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에스티팜은 이처럼 증가하는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완성되는 제2올리고동을 통해 생산 라인을 최대 7개까지 확대하고, 누적 생산능력을 현재 6.4몰(mole,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단위)에서 8몰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1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2028년부터 추가 증설을 시작해, 완공 후엔 에스티팜 생산능력은 세계 1위가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일부 제한적인 요인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에스티팜이 CDMO 기업으로서 생물보안법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생물보안법이 중국에서 생산된 원료까지 직접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에스티팜은 현재 임상 1~3상 단계에 있는 주요 파트너 기업과 상업화를 목전에 둔 제품들의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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