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에이미는 지난 2월 7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이후 생리 때문에 13년 동안이나 복용했던 피임약을 끊었다. 5월 데이트앱을 통해 다시 남자친구를 사귀려던 에이미는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는 생각이 불편하게 느껴졌고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성과 채팅을 해보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고 호기심과 설렘까지 느껴졌다.
에이미는 “전에는 여자와 만난 적도,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며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정말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친밀감을 느꼈다"며 “이제는 피임약으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나의 진짜 정체성이 가려진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보니라는 여성과 4개월째 교제 중이다.
피임약 복용이 성적 선호도에 영향 미칠 수 있다 여러 차례 보고됐으나, 연구는 제한적
에이미의 사례와 유사하게 지난 해 데일리메일은 런던에 사는 메레디스 엘리엇이라는 40대 여성의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이 여성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고, 32세에 남성과 결혼까지 했다. 이 여성은 아이를 갖기 위해 36세에 피임약을 끊었는데, 그로부터 2주 후부터 갑자기 여성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이후 남편과는 이혼했고, 지금은 여성과 교제하고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 호르몬 피임약 복용이 여성이 어떤 사람을 매력적으로 평가하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가령, 2013년 영국 스털링대 연구진이 5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한 후에는 남성적인 특징을 덜 가진 이미지의 남성을 선호하게 된 것으로 관찰됐다.
2011년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피임약 복용 중 연인을 만난 여성들은 연애를 시작한 후 피임약 복용을 시작한 여성들에 비해 이후 상대방에 대해 성적 만족도와 끌리는 정도를 더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피임약 복용이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일부 존재하나, 피임약 복용 여부나 배란 여부에 관계없이 남성적인 얼굴에 대한 여성의 선호도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상반된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