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많은데...잘 듣는 만성손습진 치료제 어디 없나?

글로벌데이터 "미충족 수요가 큰 영역"...제약사들 신약 개발 경쟁

만성손습진이 미충족 수요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손습진은 100명 중 5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피부질환이지만, 기존 치료법에 한계가 있다. 이에 부작용 없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작용 없이 증상을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만성손습진(CHE) 분야에 큰 미충족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충족 수요가 크다는 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신약 개발의 기회 요소로 여겨진다.

필리포스 마니아티스 글로벌데이터 애널리스트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만성손습진 치료에 자주 사용되며 효과적인 항염 작용을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보습제 등을 바르기도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염증을 해결하진 못하고, 면역억제제는 오래 사용하면 신장 기능 장애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만성손습진은 손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가 붉고, 갈라지며, 가려움증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물, 비누, 세제 등에 노출되거나 알레르기 반응, 스트레스 등으로 습진이 악화할 수 있다.약 4.7%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피부질환이다.

하지만 치료법은 다양하지 않다. 현재로선 GSK의 '톡티노(성분명 알리트레티노인)'가 유일한 만성손습진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톡티노는 스테로이드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만성손습진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된 경구용 약물이다. 보통 12주간 사용이 권장되며, 피부 건조나 간 기능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약이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의 '안주프고(성분명 델고시티닙)'다. 레오파마가 일본 제약사에서 도입한 JAK억제제로 피부에 직접 발라 사용하는 크림 형태의 약이다. 야누스키나아제(JAK)라는 효소를 억제해 염증 반응을 줄인다. 지난 9월 유럽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10월 독일에서 처음 출시됐다. 이달 초에는 영국에서도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에서도 신약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 아사나 바이오사이언스의 ‘구사시티닙’ 등이 만성손습진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마니아티스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연화제, 면역억제제와 같은 치료법은 만성손습진 상태를 개선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만성손습진 치료에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연구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SK의 알리트레티노인은 국내에서 ‘알리톡’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최소 4주간의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성인 만성 중증 손습진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다.

현재 만성손습진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HK이노엔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보물질 'IN-115314'가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만성손습진 치료제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N-115314는 HK이노엔이 바르는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JAK억제제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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