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쇼핑, ‘이럴 땐’ 피해야…충동구매 안 한다?

“배고픔·피곤·외로움·스트레스 있으면…충동구매와 과소비 부추길 위험 높아”

연말연시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쇼핑하는 젊은이들. 쇼핑이 충동구매나 과소비로 이어지는 걸 막아야 한다. 스트레스 배고픔 외로움 피로감은 건전한 쇼핑을 가로막는다. 쇼핑센터 백화점 마감 시간을 코앞에 두고 서둘러 쇼핑하는 것도 좋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연시엔 많은 사람이 쇼핑을 한다. 가족 친지 애인이나 한 해를 비교적 잘 마무리한 자기 자신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 하지만 아무 때나 쇼핑에 나서면, 충동구매를 하거나 뜻밖에 돈을 펑펑 쓴 뒤 후회할 수 있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에 따르면 배가 고프거나, 피곤하거나, 외롭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쇼핑에 나서면 충동적으로 물건을 살 위험이 높다. 또한 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문을 닫기 직전(예컨대 15분 전)이나 웹사이트의 온라인 특가 판매를 코앞에 두고 서둘러 쇼핑을 시작하면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할 확률이 높으니 조심해야 한다.

미국 생활습관의학회(ACLM) 회장을 지낸 하버드대 의대 베스 프레이츠 부교수(생활습관의학·동기부여·영양)는 “쇼핑이 쾌락과 보상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도파민)을 얻는 수단이 된다면, 이는 충동구매나 과도한 지출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대규모 할인 행사 및 세일, 선물을 꼭 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연말연시 쇼핑의 위험한 함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동구매나 과도한 지출을 피하기 위해선, 쇼핑에 앞서 나름대로의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프레이츠 부교수는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하고, 잠을 7~9시간 푹 자고, 산책 등 운동을 즐기고, 친구를 초대하고, 명상·요가·마음챙김 등 스트레스 해소법을 연습해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좋다”고 말했다. 쇼핑을 하기 전에 4-7-8 호흡법(코로 4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숨을 멈추고, 입으로 8초 동안 숨을 내쉬는 방법) 등 심호흡으로 스트레스를 풀면 좋다. 물품을 살 때 그게 정말 필요한 선택인지, 충동적인 선택인지 잠시 생각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구매 예산을 확정하거나 쇼핑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과소비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도파민에 끌려가는 소비를 억누르면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쇼핑이 끝난 뒤엔 돈을 쓰지 않고도 심리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여기에는 쇼핑 후 산책, 친구와 함께 시간 보내기, 취미생활 등이 포함된다. 이는 좀 더 건강한 방법으로 더 많은 도파민을 얻으려는 뇌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 디에고 게바라 벨트란 박사(심리학)는 “연말연시에 선물을 주고받는 관습은 이교도들의 축제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욕구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됐다”고 말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쇼핑을 하면 ‘투쟁-도피 반응’ 등 각종 생리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이 더 빨리 뛰고, 근육이 긴장하고, 혈압이 높아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빠듯한 호주머니 사정 탓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연말연시엔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뇌의 의사결정 능력은 제한적이어서 많은 결정을 한꺼번에 내리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자기조절 능력과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긴 줄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품절된 상품에 낙담하는 등 장애물에 부닥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 또한 제한된 시간 내에 쇼핑을 끝내야 할 경우 겪는 스트레스는 투쟁-도피 반응을 확 높일 수 있다. 뇌는 시계 소리를 긴박감이나 위협으로 해석한다.

프레이츠 부교수는 “많은 사람이 쇼핑의 계절에 마냥 기뻐하지는 않는다. 쇼핑과 의무적인 선물 탓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챙김 등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푸는 전략을 개발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연말연시에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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