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암환자처럼 눈썹도 밀어?"...6세子 위해 5천만원 모금한 부부, 다 거짓말?
6세 아들 1기 안구암 걸렸다 속여 펀딩 페이지 개설...2시간만에 5천만원 모금한 호주 부부 기소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한 부부가 아들의 암 투병을 조작해 약 6만 호주달러(약 5000만 원)를 모금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알려졌다.
호주 일간 뉴스닷컴,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44세 미셸 보드자르와 그의 남편 벤 스티븐 밀러는 6살 난 아들이 1기 안구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며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를 개설해 치료비 명목으로 기부를 요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주 현지 경찰이 밝힌 바, 두 사람은 짧은 시간 안에 약 6만 달러를 모금했고 친구, 가족, 아들이 다니는 사립학교 학부모들까지 기부에 참여했다.
하지만 아이가 암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발각돼 부부는 15일 금요일 아침 체포됐다. 같은날 오후, 부부는 포트 애들레이드 지방 법원에 출두해 유해 행위 및 기만 행위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이번 범죄가 지난 11월 18일부터 12월 12일 사이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부부는 아이가 암에 걸린 것처럼 꾸몄으며, 이러한 행위가 아이에게 해를 끼칠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거나,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드자르는 아들을 '진짜 소아암 환자처럼 보이려' 미용사 동료에게 아들의 머리카락과 눈썹을 밀어달라고 요청했고, 어린 자녀의 다리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에 앉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보드자르는 내년 1월까지 구금 상태로 남았다. 그의 남편 밀러는 보드자르보다 혐의가 적어 부모의 집에서 자택 감금 조건으로 석방해줄 것을 요청했다. 앨리슨 애데어 판사는 "혐의 내용을 읽어보니 이 피고는 아내 피고보다 범죄 연루 정도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밀러의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밀러는 자택 감금 보석 심사 보고서를 기다리는 동안 구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존 디칸디아 경찰청 부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모가 아이에게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은 더없이 악랄하고 잔인한 행위다"고 말했다.
주로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드문 유형의 소아암, 망막모세포증
부부가 모금을 위해 거짓으로 올린 아이의 1기 안구암(stage one eye cancer)에 대해 그 구체적인 유형은 기사에서 명시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안구암은 안구에 생기는 암을 통칭한다. 다만 사건에서 언급된 아이의 나이를 고려할 때, 부부가 속인 암은 어린이에게 흔한 망막모세포종(Retinoblastoma)일 가능성이 높다.
망막모세포종은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드문 유형의 소아암으로, 망막(눈의 뒤쪽에서 빛을 감지하는 조직)에 생긴다. 이 암은 주로 5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나타나며,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에 생길 수 있습니다. 양쪽에 생기면 보통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RB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주요 원인이 된다. 유전적 망막모세포종은 대개 가족력을 가지고 있고 부모 중 한 명이 돌연변이를 보유한 경우 자녀에게 암이 발생할 확률은 50%에 달한다.
망막모세포종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고양이 눈 증후(Leukocoria)'다. 아이가 사진을 찍을 때 플래시 조명 아래 동공이 흰색으로 반사되는 현상이다. 이 외에도 눈이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시, 시력 저하, 눈의 염증 및 충혈, 동공 크기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보이면 즉시 전문적인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망막모세포종은 안과 검사, 초음파, CT, MRI 등으로 진단한다. 유전적 망막모세포종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RB1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하며, 아이의 형제나 가족에 대한 정기 검진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료는 암의 크기, 위치, 확산 여부,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국소 치료법으로는 냉동 요법, 레이저 요법, 열 요법 등이 사용되며, 이 방법들은 종양의 크기가 작고 국소적일 때 효과적이다. 암이 더 퍼져 있거나 크기가 클 경우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시행된다. 종양이 심각하거나 눈을 보존할 수 없는 경우, 안구 적출술(눈 제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망막모세포종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생존율이 95% 이상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 암이다. 치료 후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시력 손실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양안성 환자나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 생존 후에도 정기 검진과 유전자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후 재발이나 전이의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추가 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중요하다. 아이의 눈에서 비정상적인 변화가 관찰되면 신속히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