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머릿니’ 있다"...의외로 '이런 두피'에 더 잘 생긴다는데
"머릿니, 뜻밖에 깨끗한 두피 선호"...어린이들 낮잠 잘 때, 베개 같이 쓰면 안 돼
머릿니가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노리고 있다. 가난했던 옛날만큼 많지는 않으나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의 머릿니 감염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겨울철엔 머릿니가 기승을 부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대 의대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이 머릿니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보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년 3~11세 어린이 600만~1200만 명이 머릿니에 감염된다. 또한 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에 의하면 국내 초등학생의 최근 머릿니 유병률은 평균 2.1%다. 이는 2011~2019년 서울 3곳과 광역시 4곳, 9개 도 지역의 초등학생 5만1508명(남학생 51.5%)을 대상으로 국내 머릿니 발생 추이를 조사한 결과다. 이 기간 중 전체 유병률은 2.1%였다. 2011~2012년엔 2.8%, 2019년엔 0.8%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미국 텍사스A&M대 알리 워스터 전문간호사(보건 모바일 클리닉)는 “많은 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머릿니는 깨끗한 두피를 더 좋아한다. 머리카락이 더럽거나 청결하지 않은 사람에게 머릿니가 더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머릿니는 훌쩍 뛰거나 날지 않으며 기어 다닌다. 아이가 다른 아이와 30cm도 안 되는 거리에 앉아 있어도, 머리가 닿지 않으면 머릿니는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머릿니에 감염된 어린이는 대부분 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두피를 많이 긁어 진물이 나고 가피(딱쟁이)가 생기기도 한다. 손상된 피부에 세균이 감염되는 농피증, 눈의 결막염, 목의 림프절이 붓는 림프절 비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머리를 갑자기 자주 긁는다면 머릿니 감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탈모는 나타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머릿니 때문에 가려운 것은 머릿니가 흡혈할 때 피부 속에 들어가는 머릿니의 침에 대해 우리 몸이 과민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과민반응이 심하면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 있다. 머리털 곳곳에서 서캐(알)가 발견될 수 있다.
머릿니 확산은 비교적 간단한 예방 조치로 막을 수 있다. 머릿니는 아이들의 모자, 코트, 빗, 옷 등을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어린이들은 이들 물품을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낮잠을 잘 때 다른 어린이와 베개를 함께 쓰지 않아야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측은 공용품을 정기적으로 소독해야 한다.
머릿니가 발견되면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 크림, 처방전이 필요한 퍼메트린(상품명은 닉스) 같은 크림으로 치료할 수 있다. 치료제를 바른 뒤에는 빗으로 머릿니가 낳은 알을 없앤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7일 뒤에 다시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옷, 침구, 기타 직물 제품을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고열로 말린다. 봉제인형 등 세탁할 수 없는 제품은 2주 동안 비닐 봉지에 넣어 밀봉해 머릿니를 제거한다. CDC에 의하면 머릿니에 감염된 어린이는 즉시 집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유치원 학교 등에서 하루를 보내고, 방과 후 치료를 시작하고, 다음 날 학교에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