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기 싫어서" 당뇨인데 인슐린 중단한 女 ...'이 장애' 생겨 죽을 뻔, 왜?

1형당뇨병 가진 여성, 인슐린 투여에 대한 두려움과 체중 감량 목표로 인슐린 투여 중단 후 목숨 위험해졌던 사연

1형 당뇨병 환자인 여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섭식장애로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뉴욕포스트' 보도내용 캡처]
1형 당뇨병 환자인 여성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섭식장애로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사연이 소개됐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에이프릴 론지(19)는 5세 때 1형 당뇨병을 진단 받았고 13세 때 미국에서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당뇨다식증(diabulimia)'이라는 섭식 장애가 생겼다. 1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섭취를 강박적으로 제한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증상이다.

과거 저혈당으로 쓰러진 적이 있던 에이프릴은 우연한 계기로 먹고 싶은 건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에 인슐린 투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인슐린 투여를 중단한 그는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몇 번이나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처음에 의사는 에이프릴이 게을러 제때 인슐린을 투여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인슐린 투여를 제한한 그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만큼 쇠약해져 다시 병원에 입원했고, 그때서야 의사에게 인슐린을 제대로 투여하지 않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슐린을 투여한다는 생각이 나를 패배자처럼 느껴지게 했다. 인슐린을 맞는 게 두려웠고, 살도 찌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섭식장애 센터에 의뢰되어 한 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당뇨다식증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여전히 병원을 들락날락하던 에이프릴은 2022년 5월, 마침내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병원에서 11개월을 보낸 후 퇴원했고 현재는 상태가 상당히 호전됐다. 그는 공식적인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당뇨다식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애쓰며, 이를 위해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체중 감량 위해 인슐린 투여 제한하는 당뇨다식증, 치료 필수인 섭식장애

1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병으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입하는 치료가 필수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혈당이 악화되어 당뇨병 케톤산증을 동반한 급성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다식증은 1형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섭식 장애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인슐린 투여를 제한하는 증상으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반드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당뇨 과학과 기술(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형 당뇨가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섭식장애가 생길 확률이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다식증이 있을 경우 인슐린 부족과 지속적으로 높은 혈당 수치로 위험한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인슐린은 섭취한 음식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이다. 우리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위장관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기본 구성성분인 포도당으로 변한 다름 혈액으로 흡수되는데, 이때 세포가 흡수된 이 포도당을 이용하려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인슐린이 원활하게 작용하지 않으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은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과 세포는 섭취한 음식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굶주린 상태가 되고, 이는 체중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체중이 감소하는 건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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