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사용하면 간암 표적치료제 내성 줄이고 약효 높일까

멀티바이오틱스, 렌바티닙 내성 극복·항암 효과 향상 가능성 확인

왼쪽부터 유수종 교수, 박제연 임상강사, 구자록 교수, 김수민 연구원. [사진=서울대병원]
유산균 복합체인 멀티바이오틱스가 간세포암 1차 표적치료제인 '렌바티닙'의 내성을 극복하고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국내 연구팀이 제시했다.

유수종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박제연 임상강사, 노효진 연구원)와 구자록 서울의대 암연구소 교수(김수민·정나현·이자오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마우스 모델을 사용해 간세포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연구하고,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멀티바이오틱스가 간암 치료에서 보조 치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 향후 간암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멀티바이오틱스는 콩 단백질을 발효한 제품으로, 김치 및 유산균을 사용해 발효한 후 동결 건조된 형태로 보존되며 12종의 유산균을 포함하고 있다.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률 3위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간세포암(HCC)이 약 90%를 차지한다. 간세포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급부상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축적되고 염증이 발생해 간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장기적으로 진행되면 간세포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특히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자들에서 간세포암 발생률이 높다.

현재 렌바티닙은 간세포암 치료에 사용되는 1차 표적치료제이지만, 많은 환자들이 렌바티닙에 내성을 보이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내성을 극복하고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평가했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이(CDAHFD)를 30주 동안 투여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고, 대조군과 실험군을 비교했다. 실험군에는 고지방식이와 함께 비만 완화 및 염증 조절 효과가 있는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로 투여했다. .

이후 두 군에서 유래한 간세포 조직을 사용해 간세포암 오가노이드를 성공적으로 생성하고, 렌바티닙을 처리해 항암 효과를 비교했다. 간세포암 오가노이드는 간 세포의 특성을 모사한 실험모델로, 간암의 진행과 치료 반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그 결과,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한 실험군에서 렌바티닙은 대조군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했으며, 렌바티닙의 항암 효과가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대조군에서는 렌바티닙에 내성이 나타났으나,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한 실험군에서는 내성이 감소하고 약물 반응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항암 효과를 향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간세포암 결절 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종양 억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여기에 렌바티닙 농도를 높이며 약물 민감도를 비교한 결과, 멀티바이오틱스를 추가한 실험군에서 세포 생존율이 대조군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이런 결과는 멀티바이오틱스가 렌바티닙의 효과를 강화해 더 강력한 항암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래 간세포암 오가노이드에서 표적치료제 내성 원리를 확인했다”며 “멀티바이오틱스를 보조 요법으로 활용해 렌바티닙 내성을 극복하고 항암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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