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에 지렁이 4마리가 꿈틀"...집서 키운 '이것'에서 옮겼다?

동물의 눈물을 먹는 파리가 사람 눈에 유충 방출...파리 접촉한 사실 기억못하지만 눈병 앓고 있는 고양이 키우고 있어

중국 여성의 눈에서 발견된 텔라지아 칼리파에다. 주로 농촌지역에서 드물게 나타나지만 애완동물과 접촉이 잦은 사람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사진=라이브 사이언스 캡쳐]
빨개진 눈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눈꺼풀 안쪽에 살아있는 벌레 4마리가 발견된 사례가 BMC(영국의사협회) 안과학 저널에 발표됐다.

미국 과학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가’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사는 한 여성(41)이 오른쪽 눈에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 병원에 갔다. 의사는 눈의 각막이 손상된 것처럼 보여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안약을 처방했다. 한달 뒤 눈이 빨개지고 가렵고 뭔가 있는 것처럼 느껴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그의 위 눈꺼풀 아래 조직이 빨갛고 염증이 있으며 뭔가 있는 것을 봤다. 벌레 4마리가 눈꺼풀 아래에서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의료진이 마취제를 투여하고 기생충을 조심스럽게 꺼내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가늘고 길쭉한 몸체를 지닌 지렁이처럼 보였다. 미세한 절단 자국처럼 보이는 것이 몸을 덥고 있었다. 각 몸의 한쪽 끝에는 입 같은 구조가 있고 다른 쪽 끝은 뾰족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 지렁이는 동양 눈 지렁이로 알려진 텔라지아 칼리파에다(Thelazia callipaeda)종이었다. 이 벌레는 텔라지아시스(thelaziasis)란 기생충 질병을 일으킨다. 눈의 가려움증과 부종, 과도한 눈물 형성, 궤양 등이 주요 증상이며 심하면 실명한다.

텔라지아시스는 일반적으로 소, 개, 고양이 등 가축의 눈물을 먹는 파리에 의해 전염된다. 파리는 칼리파에다 유충을 동물의 눈에 낳는다. 이 유충은 점차 자라서 다른 파리가 섭취해 전염시킬 새로운 유충을 만든다. 인간도 감염될 수 있지만 매우 드물다. 이 질병은 농업 지역에 살거나 가축과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견된다. 19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653건의 인간 감염 사례를 보고했다.

의료진은 이 환자가 어떻게 유충에 감염됐는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환자는 시골이 아닌 도시에 사는 회사원이었고, 파리 등의 곤충과 접촉한 기억이 없었다. 그가 눈병을 앓고 있는 아메리칸 쇼트헤어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짐작됐다. 다만, 환자는 이 고양이에서 지렁이가 옮겨갔는지에 대한 검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환자는 기생충을 제거한 뒤 항생제 연고를 매일 발랐고, 일주일도 안 되어 증상은 눈에 띄게 호전됐고 두 달 뒤 감염에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김성훈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