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빠르게 퍼지는 이유, 바로 ‘이것’ 때문이었어?
“가짜 뉴스·정보에 따른 ‘도덕적 분노’로, 내용을 잘 읽지도 않고 ‘공유’부터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분석
가짜 뉴스 등 잘못된 정보는 민주주의를 뒤흔들고, 국가안보와 공중보건 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도덕적 분노’에 사로잡혀 내용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공유’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페이스북과 X(옛 ‘트워터’)의 미국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 8건과 행동실험 2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페이스북(106만3298개 링크)과 트위터(4만4529개 트윗, 2만4007명 사용자)에 대한 연구 결과와 행동실험(1475명 참여)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잘못된 정보 출처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출처보다 훨씬 더 많은 ‘도덕적 분노’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분노는 신뢰할 수 있는 뉴스의 공유와 비슷한 강도로 잘못된 정보의 공유를 촉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소셜미디어 사용자의 상당수는 분노를 일으키는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공유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프린스턴대 킬리안 맥러플린 연구원(심리학·사회정책, 박사과정)는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분노를 일으키는 잘못된 정보의 빠른 확산을 막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의 분노는 인지된 도덕적 위반에 대한 분노와 혐오가 섞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은 소셜미디어 공유를 통해 자신의 도덕적 입장이나 자신이특정 집단에 속해 있음을 알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지도 않고 터무니없는 허위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사용자에게 보여줄 콘텐츠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도 허위 정보의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노스웨스턴대 윌리엄 브래디 조교수(조직관리)는 “분노는 온라인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으므로, 분노를 일으키는 허위 정보가 매력적인 콘텐츠의 알고리즘 증폭으로 더 많이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이 분노와 관련된 뉴스 기사의 순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Misinformation exploits outrage to spread online)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