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부모님, 음악 들려주세요"...노래 들으니 인지 능력 올라가

음악이 불안과 우울 낮추고 인지 능력 향상

 

전자기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부부
음악은 치매 환자의 기억력을 개선하고 우울을 줄인다. 음악 관련 뇌기능은 치매에도 불구하고 유지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는 가장 흔한 치매 유형이지만 현재 치료법이 없어 노년기의 많은 사람과 그 가족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가 음악 활동을 하면 인지 능력을 유지하고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음악적 기억과 관련된 뇌 구조는 대부분 알츠하이머에 의해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내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란 책의 저자이자 신경심리학자인 바바라 콜투스카-하스킨 박사는 심리 매체인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음악이 알츠하이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고했다.

1993년 연구(Lord, T. & Garner, E.)에 알츠하이머 치매(AD) 진단을 받은 요양원 환자 60명이 참가했다. 모든 참가자는 정신 상태 및 기분 검사를 받았고 세 그룹으로 분류됐다. 첫 그룹은 레크리에이션 시간 동안 매일 재생되는 1920년과 1930년의 ‘빅 밴드’ 음악을 들었다. 두 번째 그룹은 퍼즐을 풀었고 세 번째 그룹은 그림을 그렸다. 6개월 후 검사를 해보니 음악을 들은 그룹이 더 각성된 상태였으며 개인사에 대한 기억력이 좋았다.

그리스에서 최근 이뤄진 연구(Efychios, A. et al. 2021)는 AD 환자를 경증, 중등도, 중증으로 나눴다. 환자 32명(여성 17명, 남성 15명, 평균 연령 67.5세)은 정신 상태 테스트(MMSE)를 받았고 최대 30개월 동안 6개월마다 이를 반복했다. 이들은 피아노, 마라카스, 스크레이퍼, 드럼 등의 악기를 사용해 개별 및 그룹 세션에 참석했다. 모든 참가자는 정신 상태가 개선됐다.

캐나다의 한 연구(Byrns, A. et al. 2020)는 가상 환경을 사용하여 음악 치료를 설계했다. 참가자(환자 19명, 평균 연령 72세)는 30초 분량의 클래식과 현대곡 8곡을 들었다. 실험 시작과 끝에 참가자는 감정 설문지(PANAS)에 자기 평가를 했다. 모든 참가자가 음악 치료 세션 전후에 주의와 기억 운동을 했다. 그 결과 기억이 상당히 향상됐고 주의 능력도 약간 향상됐다. 참가자들은 음악 치료가 긍정적인 감정과 마음의 이완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감정은 AD 환자의 인지 능력을 높였다.

AD 환자의 음악 요법에 대한 광범위한 리뷰(Matziorinis, A. & Koelsch, S. 2022)는 음악 요법이 유익한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분을 개선하고 우울증 과 불안을 줄이며 자서전적 회상, 기억, 언어 유창성 등 일부 인지 기능을 개선했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지만 AD 환자는 새로운 노래를 배우고 음악에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음악 요법은 AD 환자의 불안을 줄이고, 사회적 상호 작용을 늘리고, 간병인이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자주 듣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Leggieri, M et al., 2019).

AD 환자는 심각한 기억 결손에도 불구하고 음악 기억을 대체로 유지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음악 신경망이 전통적인 시간적 기억 신경 경로와 다르다고 믿는다. 음악 기억을 회복하는 일은 측두엽, 전두엽, 두정엽의 내부와 외부에 있는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다.

만일 AD 환자의 보호자라면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에 재생하는 것이 좋다. 이는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음악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를 돌보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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