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환자·가족의 눈물 “이 고통 언제까지”... 신장 건강을 위한 조언은?
하루 4시간, 일주일에 3회 혈액투석... 만성 신장병이 원인
사례 1) “투석 중입니다. 끔찍합니다. 삶의 질이 최악입니다. 하루 4시간, 일주일에 3회 혈액투석... 바늘도 일반바늘의 5배 크기여서 너무 아파요. 바늘 찌를 때 혈관이 약하면 터집니다. 몇 번씩 찌를 때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수술도 할 수 있어요. 목 동맥에 임시혈관을 설치해 거기로 투석을 합니다. 몇 달 동안 샤워도 못해요. 사람 죽어나갑니다...”
사례 2) “진짜 고생이죠... 저희 아빠도 4년째 투석 중인데 팔뚝 보면 너무 마음 아파요... 맨날 지혈시키고, 피가 안 멈추면 정말 응급 상황입니다... 암은 수술이라도 하면 나아지는데, 투석은 왜? 사는 게 아닙니다... 그래도 (투석하시는 분들) 힘내시고 잘 견디시길 바래요”
혈액 투석, 만성 신장병 관련 기사를 읽고 보내 주신 환자-가족의 의견들이다. 신장병을 가진 분들의 고통은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핏속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투석이냐. 신장 이식이냐” 중대한 갈림길에 선다. 투석을 선택하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은 고생 길로 들어서는 것이나 다름 없다. 경각심 차원에서 신장병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핏속 노폐물 걸러내는 투석...“너무 고통스럽고 힘들다”
혈액투석은 신장이 나빠져 핏속에 노폐물이 쌓이면 선택한다. 환자의 피를 투석기의 필터를 통해 걸러낸 뒤 깨끗해진 피를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한다. 어깨 부위의 큰 혈관에 카테터를 삽입하거나 수술로 팔 아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여 굵은 혈관인 동정맥루를 만들기도 한다. 이와 달리 수술로 뱃속에 복막 도관을 삽입한 후 투석액을 복강에 넣어 투석하는 복막투석도 있다.
어쩌나, 어린이 투석 환자도 있어... 성장 지연, 뼈 이상 큰 후유증 남는다
질병관리청이 27일 소아·청소년 콩팥병 환자를 위한 식생활 관리 지침서를 발간하고, 배포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도 신장이 나쁘면 어른과 같이 고혈압,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심장 비대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다. 소아·청소년 환자 특성상 성장 지연, 뼈 대사 이상과 같은 성장 관련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번 지침은 소아 콩팥병 환자의 단백질·나트륨 등 영양소별 적절한 섭취량 및 투석·이식 소아 환자의 영양관리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당뇨병, 고혈압 크게 늘어난 영향... 모세혈관이 망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2년에만 29만 6397명이다. 식습관 등의 변화로 갈수록 늘고 있어 더욱 문제다. 원인 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 고혈압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크다. 당뇨병은 피를 끈적하게 만들어 노폐물이 신장의 모세혈관에 쌓이기 쉽다. 이때 피를 깨끗하게 해주는 사구체에 과부하가 걸려 신장병이 생기는 것이다. 혈관을 수축시켜 좁아지게 하는 고혈압, 흡연도 사구체의 압력을 높인다.
아침에 얼굴, 손발 자주 붓는 증상... 피 검사로 판단
혈액투석은 만성콩팥병이 원인이다.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을 수 있다. 진행하면 아침에 얼굴이나 손발이 붓고 오후엔 다리가 붓는 부종이 나타난다. 신장이 핏속에 쌓인 염분을 적절하게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많이 찰 수도 있다. 피 검사에서 혈장 크레아티닌 증가, 단백뇨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건강 위해 염분도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신장의 과부하 위험
평소 신장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고 고혈압, 당뇨병 예방 및 관리가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 염분도 필요하다. 다만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혈액투석 담당 의사는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면서 본인도 소금 섭취를 조심한다. 한국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소금 권장량(5g 이하)의 2~3배를 더 먹고 있는 게 문제다. 소금에 절인 김치, 된장, 젓갈에 국, 찌개까지 짜기 때문이다. 지나친 소금 섭취는 고혈압, 당뇨병을 악화시키고 염분을 걸러내는 콩팥의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장병이 만성이 되면 심장-뇌혈관질환, 암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투석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들도 고통스럽다. 힘든 투석을 한 후 집에서 누워 지내는 환자를 상상해보라. 가족의 마음은 찢어진다. 바늘 흔적이 많은 팔뚝을 보면 눈물이 난다. 이 고통 언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