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충분히 자도…수면주기 들쭉날쭉하면 ‘꽝’?

불규칙한 수면-각성 주기,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28% 높여

야간 교대근무 중인 엔지니어.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교대근무 등으로 수면주기가 불규칙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병 위험이 최대 26%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을 충분히 자더라도 교대근무 등으로 수면주기(수면-각성주기)가 불규칙하면 심장마비·뇌졸중 등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26%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오타와대 의대 이스턴 온타리오 아동병원(CHEO)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연구에 참여한 40~79세 7만2269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장 필립 샤푸트 교수(소아과)는 “수면 불규칙성은 교대근무 등으로 매일 다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등 수면 일정이 자주 바뀌는 걸 말한다. 이는 신체에 혼란을 일으키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비만예방, 생활습관 행동개선(수면, 신체활동, 식습관 등 개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종전 연구의 대부분은 수면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수면 패턴의 영향, 특히 잠이 들고 잠에서 깨는 시간의 변화인 ‘수면 주기’에 의한 규칙적인 수면과 불규칙적인 수면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썩 많지 않다.

연구팀은 심혈관병을 앓은 적이 없는 참가자들에게 활동추적기를 7일 동안 착용하고 수면 데이터를 기록하게 했다. 이 데이터는 각 개인의 ‘수면 규칙성 지수(SRI)’ 점수를 계산하는 데 쓰였다. SRI 점수가 87점 이상인 사람은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가진 것으로, 72점 미만인 사람은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가진 것으로 분류했다. 이 범위 사이에 속하는 사람은 중간 정도의 불규칙한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연구팀은 향후 8년 간의 심혈관병으로 인한 사망과 심장마비·심부전·뇌졸중 발생에 관한 데이터를 사망등록부와 병원기록부에서 수집해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연령, 신체 활동 수준, 재량적 스크린 시청 시간, 과일, 채소, 커피 섭취, 음주, 흡연, 정신 건강 문제, 약물 사용, 교대 근무 등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규칙한 수면 주기를 가진 사람은 규칙적인 수면 주기를 가진 사람에 비해, 주요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2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정도의 불규칙한 수면 주기를 거진 사람은 규칙적인 수면 주기를 가진 사람에 비해 심혈관병 위험이 8% 더 높았다. 특히 SRI 점수가 높을수록 심혈관병 위험이 더 가파르게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권장되는 수면 시간은 18~64세가 하루 7~9시간, 65세 이상이 하루 7~8시간이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여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고, 수면 패턴을 일주일 동안만 평가하는 등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심장마비·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병 위험을 조절하는 측면에서는 ‘수면의 규칙성’이 ‘충분한 수면 시간’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이번 연구는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Sleep regularity and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a device-based prospective study in 72,269 UK adults)는 ≪역학 및 커뮤니티 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