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대접 받아도 참는 나, 어린 시절 겪은 '이것' 때문?
어린 시절 겪은 정서적 방임, 성인기까지도 영향
아이는 자라는 동안 물질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 만약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이 무시 당하는 경험을 많이 했거나 양육자의 적절한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하면 그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결혼 및 가족 치료사 로건 코헨은 “어린 시절의 정서적 방임을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라고 하는데, 이유는 그 영향을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 정서적으로 겪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는 모습들을 영국 데일리메일에서 소개한 내용을 알아본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기 어려워한다 = 어린 시절 방치되어 자란 사람은 가끔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길 어려워한다. 중요한 할 말이 있어도 자신 있게 나서지 못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도 맞서지 못한다. 이런 행동은 어린 시절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었을 때 양육자로부터 무시당하거나 거부당했던 기억 때문일 수 있다. 그때 가지게 된 아픈 기억이 마음 속에 뿌리내려 버린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표현했을 때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피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지 않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 =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양육자가 감정을 중요하게 대해주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누군가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진심으로 알고 싶어하면, 그 상황이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열등감이나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가지고 있다 = 열등감이나 가면 증후군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가면증후군은 어떤 성취를 이뤄냈을 때, 자신이 그에 맞는 충분한 자격이나 실력이 없다고 느끼며 언젠가 가면이 벗겨질 것이라는 불안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즉,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심리학 전문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에 따르면, 가면 증후군의 근본적인 원인은 손상된 자존감이다. 방임과 같이 어린 시절 부정적 경험을 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이렇게 가치가 없다는 느낌과 무력감은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감정을 나누기 어려워한다 =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길 어려워한다. 자라면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식별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 느끼는 감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 이유일 수 있다. 자라는 동안 양육자가 아이의 감정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아이는 점점 더 감정을 표현하지 않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방임으로 인해 감정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으면 그 영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날 수 있다.
외로우면서도 사람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 외로움을 느끼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생겨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어린 시절 겪은 정신적 상처가 남았다는 징후일 수 있다. 어릴 때 양육자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가 거부당했다면, 거절에 대해 지속적인 두려움이 생기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었을 때 고통이나 배신, 버림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 고립되기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