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안 좋은 것만 찾아보게 돼"…부정적 콘텐츠 악순환에 빠지는 이유
부정적인 온라인 콘텐츠 접하면 정신건강 나빠지고, 정신건강 나빠지면 더 부정적 내용 탐색하는 악순환 만들어져
온라인에서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내용을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이 계속해서 부정적인 내용을 찾도록 하는 순환고리를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부정적인 콘텐츠를 접하면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정신건강이 나빠지면 더욱 부정적인 내용을 찾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실험심리학과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정신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온라인에서 부정적인 콘텐츠를 찾아 읽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행동은 사람들의 기분을 더 우울하게 만들어 악순환이 반복되는 패턴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하루 평균 시간은 6.5시간이며, 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정보 검색에 사용한다. 연구진은 이 행동이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연구진은 1000여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먼저 심리 테스트를 진행해 정신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그런 다음 30분 동안 인터넷을 둘러보도록 한 후 이들의 검색 기록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정신건강 점수가 가장 낮았던 사람들은 부정적인 주제의 웹사이트를 가장 많이 찾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실험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다시 한 번 테스트를 실시한 후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중립적인 내용을 검색하도록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부정적인 내용의 웹사이트를 제공했다. 관찰 결과, 부정적인 내용의 읽을거리를 제공받은 그룹의 정신건강 점수는 더 낮아졌을 뿐 아니라, 이들은 스스로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탐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온라인 사용 패턴이 정신건강 상태를 반영 및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온라인에서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소비한 사람은 정신건강과 기분이 더 나빴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사용 전 정신건강 점수가 낮았던 참가자들은 온라인에서 부정적인 콘텐츠에 더 많이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강박이 청소년의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은 불안, 우울, 불면증이 있을 가능성이 최대 3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Web-browsing patterns reflect and shape mood and mental health’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