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나무 그늘 제공하는 세계 도시는 어디?

‘300m 내 양호한 나무 그늘 있는 건물 30% 이상’ 충족 도시는 싱가포르와 시애틀

세계적으로 8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시애틀 2개 도시만이 근처에 적절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덮개(tree canopy)’가 있는 건물의 최소 권장 사항인 30%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싱가포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도시가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가 크게 부족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호주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8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미국 시애틀 2개 도시만이 근처에 적절한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 덮개(tree canopy)’가 있는 건물의 최소 권장 사항인 30%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개 도시인 미국 뉴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 덴버,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은 이 기준 통과에 실패했다. 특히 뉴욕은 태양열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나무가 있는 건물이 0%에 가까울 정도로 부족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호주 로열멜버른공대(RMIT) 도시연구센턴의 타미 크루저 연구원은 “실제로 낮 기온을 크게 낮추려면 최소 40%의 나무 덮개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30%는 절대적으로 최소한의 수치지만 우리가 연구한 대부분의 도시는 그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전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불안, 비만, 열사병은 나무 덮개와 개방된 녹지공간이 부족한 도시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면서 나무는 단순히 신체적 편안함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심신안정도 함께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도시 환경 전문가들은 ‘3-30-300’이라는 규칙을 제시했다. 도시의 모든 집, 학교, 직장은 적어도 세 그루의 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하고, 나무 덮개가 30% 이상 덮인 동네에 있어야 하며, 공원에서 약 300m이내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다.

크루저 연구원과 동료들은 암스테르담, 부에노스아이레스, 덴버, 멜버른 중심가, 뉴욕시, 시애틀, 싱가포르, 시드니 중심가에 있는 250만 개 이상의 건물을 대상으로 이 지표를 검사했다. 시애틀과 싱가포르만이 ‘300m 이내에 양호한 나무 덮개가 있는 건물이 30% 이상’이라는 목표를 충족하거나 초과했다. 싱가포르 건물의 75%와 시애틀 건물의 45%가 이 기준을 충족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늘진 공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도시는 싱가포르와 암스테르담이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뉴욕이 가장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크루저 연구원은 “나무 덮개는 냉각 효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홍수 위험을 줄이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도움이 되며 도시 생물 다양성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 계획자들이 도시 거리의 케이블과 파이프라인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나무를 베어내거나 심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케이블과 파이프라인보다 나무를 우선시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전 연구에 따르면 도시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빗물이 토양으로 직접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양질의 토양에 나무를 심으면 나무가 더 빨리 자라 나무 덮개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4-53402-2)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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