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뒤틀려"...긴팔다리女 10대에 키183cm 발은 235, 왜?
마르판 증후군,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두가지 희귀질환 겪고 있는 여성, 얼굴 변형 때문에 필러 맞고 유지
두 가지 희귀질환으로 인해 이미 10대에 비정상적으로 팔다리가 길어지고 키가 183cm까지 자란 여성이 있다. 그의 손은 굽어져 엄지 손가락이 뒤틀려져 있다.
영국 남웨일스 아버다에 사는 32세 조이 리지웨이는 12살 딸 소피아를 키우는 엄마다. 조이는 12살에 희귀 유전 질환인 마르판 증후군(Marfan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으로 인해 조이는 비정상적으로 긴 팔다리와 183cm의 큰 키, 변형된 손을 가지고 있다. 다리 길이만 36인치(약 91cm)에 이르고, 팔은 펼쳤을 때 178cm에 달한다. 그에 비해 발 크기는 겨우 6사이즈( 235mm)에 불과하다. 손가락은 굽어 변형됐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모습 때문에 조이는 자라면서 극심한 괴롭힘을 당했다.
조이는 마르판 증후군뿐 아니라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도 앓고 있다. 3살 때 진단받았다. 피부, 힘줄, 인대, 혈관, 내부 장기, 뼈 등을 지지하는 신체의 결합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조이의 부모 양쪽 가족 모두 이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유럽에서 이 질환을 가진 가장 큰 가족 중 하나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조이의 관절도 과도하게 유연하고, 피부가 쉽게 손상되는 특성을 가졌다. 어린 시절에는 평발로 인해 보조기를 착용했다. 그의 어머니는 조이가 태어났을 때 “뭔가 이상하다 느꼈고, 축 처진 아기”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10대 초반, 지나치게 마르고 팔다리가 길어 의료진은 거식증을 의심했으나, 이후 승모판 탈출증(심장 질환)과 12살에는 마르판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승모판 탈출증은 승모판 판막이 늘어나거나 비대해져 왼쪽 심방으로 돌출되는 상태다. 이로 인해 조이는 심계항진, 실신,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을 겪고 있다.
키가 크고 마른 외모로 인해 조이는 학창 시절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친구들로부터 '괴물'이라 불리며 계단에서 밀려 넘어지거나 쓰레기통에 머리가 처박히는 일도 있었다. 이런 경험은 조이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남겼고, 10대 시절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내 자신을 싫어했고, 사람들이 괴물처럼 바라보는 시선을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턱선, 광대, 입술에 필러 주입하며 외모 변화로 자신감...딸은 유전되지 않아 다행
29살이 되던 해, 조이는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필러 시술을 시작했다. 턱선, 광대, 입술에 필러를 주입하며 외모 변화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그는 “필러를 통해 내 마르판 증후군으로 인한 외형적 특징을 숨기고 싶었다.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질환을 떠올리지 않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조이는 자신이 마르판 증후군을 앓고 있는 가족 중 유일하며, 딸에게 이 질환이 유전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딸에게는 '내적, 외적으로 아름답다'고 자주 말해주면서,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그는 “딸이 나처럼 외모를 바꾸고 싶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조이는 틱톡을 통해 마르판 증후군 관련 콘텐츠를 올리며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2만2500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콘텐츠를 통해 질환을 알리고 있다. 조이는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자신의 증상을 자각하고 진단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조이는 강력한 진통제와 베타 차단제를 복용하며 질환을 관리 중이다. 그는 새로운 연인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대방도 조이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고. 조이는 “이제는 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 정말 다행이에요. 그의 지지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구선수 한기범이 앓고 있는 마르판 증후군...유난히 키크고 팔다리 길고 손가락 가늘어
조이가 앓는 마르판 증후군은 우리나라 농구선수 출신 205cm 키의 한기범이 앓고 있는 질환과 같다. 마르판 증후군은 결합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질환이다. 한기범은 “마르판 증후군으로 인해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다. 또 유전으로 인해 자신도 위험한 상황이라는 검사 결과를 알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팔다리 긴뼈의 성장이 가장 큰 특징을 보이는 마르판 증후군은 신체의 여러 기관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 질환은 FBN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이로 인해 결합 조직의 주요 구성 요소인 피브릴린-1의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마르판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며, 손가락이 가늘고 긴 특징을 보인다. 또한 척추 측만증이나 새가슴 또는 오목가슴과 같은 가슴뼈의 이상 같은 골격계 문제를 흔히 겪는다.
심혈관계에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대동맥 벽이 약해져 확장되거나 파열되는 대동맥류와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승모판 탈출증으로 인해 심장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안과적으로는 수정체 탈구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근시, 녹내장, 백내장 등의 위험도 높다. 마르판 증후군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심혈관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해 베타 차단제와 같은 약물치료가 진행되며, 필요한 경우 외과적 수술이 동반된다.
관절 뒤틀리는 증상 가장 크게 나타나는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엘러스-단로스 증후군(EDS) 역시 결합 조직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은 주로 콜라겐 합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며, 결합 조직의 강도와 구조가 약해져 여러 신체 부위에 영향을 준다.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은 관절 과운동성과 피부의 과도한 신축성이 특징적이다. 관절은 쉽게 탈구되거나 염좌되며, 피부는 부드럽고 쉽게 찢어지거나 손상된다. 상처 치유가 느려 비정상적으로 넓은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이 질환은 다양한 아형으로 나뉘며, 가장 흔한 유형인 고관절형(hypermobile type)은 관절 문제와 만성 통증이 주 증상이다. 다른 심각한 유형인 혈관형(vascular type)은 동맥이나 정맥, 장기가 쉽게 손상돼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엘러스-단로스 증후군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물리치료와 보조기구 사용, 통증 관리로 증상을 완화하고, 심각한 경우에는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마르판 증후군과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두 질환 모두 결합 조직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신체 여러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마르판 증후군은 주로 심혈관계와 골격계에 집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은 관절 문제와 피부 손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두 질환 모두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