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질환자 4명 중 1명, 조기 사망 피할 수 있다"…어떻게?
유전적으로 만성 질환 위험 높으면 검진 시기 12년 앞당겨야
미국에서 흔한 만성 질환으로 사망하는 환자 5명 중 1명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흔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대부분의 검진은 중년 이후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만성 질환자 4명 중 1명은 검진 전 간단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4년 미국 인간 유전학회(American Society of Human Genetics)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간단한 유전자 검사만으로도 유방암, 당뇨, 고혈압 등 흔한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의 4분의 1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4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등록되어 있는 영국 바이오뱅크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의 건강 정보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영국 의료 회사인 제노믹스의 분석 도구인 다유전자 위험 점수(PRS)를 사용해 태어날 때부터 9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식별했다. 9가지 질병은 전 세계적으로 기존 검진 프로그램이 있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복부 대동맥류, 흑색종, 2형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및 심방세동이다.
연구 결과 고위험군에 속하는 참가자들은 검진 프로그램의 기준이 되는 평균 위험 수준에 12.4년 일찍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검진 프로그램이 50세가 직면한 평균 위험에 기반해 고안됐다면, 고위험군에 속하는 참가자들은 37.6세에 동일한 예측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반면, 유전적 위험이 낮은 참가자들은 약 17.7년 후, 즉 주어진 예에서 67.7세가 돼서야 정상적인 초기 검진 연령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유전적 예측 도구와 그에 따른 조기 의료 개입을 사용하면 검진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발생하는 조기 사망의 24.5%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저자인 잭 오설리번 박사는 “조기 사망이라는 중대한 공중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유전체학은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유전체학을 활용함으로써 환자가 보다 개인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