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뽑다가 구토하고 쓰러져...뇌출혈인 줄 알았는데 '이 병'?

희귀 유전 질환으로 치료 방법 없어

뇌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에 차질을 빚는 카다실은 희귀 유전병으로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사진=게티이미지]
호주에서 60대 후반의 한 남성이 치과에서 이를 뽑다가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는 구토하고  모든 물건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90도 기울어진 것처럼 시력이 이상했다.

의사는 이 남성을 응급실로 옮겼다. 그의 눈은 왼쪽으로 깜빡였고, 걸을 때는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뇌를 스캔해보니 왼쪽 아래에서 출혈이 발견됐다. 이 남성은 뇌에서 혈관이 파열되는 출혈성 뇌졸중의 일종인 뇌출혈(ICH)을 앓고 있었다.

이 남성은 출혈을 멈추게 하고 혈전을 제거하며 뇌의 압력을 완화하는 수술을 받았다. 퇴원 이후 혈압약을 복용한 지 3개월 만에 정상 시력을 회복했고 걸음걸이도 안정됐다. 그는 뇌 혈류를 개선하고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고 있다.

대중 과학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환자의 증상은 치과에서 치아 두 개를 뽑은 지 30분 만에 나타났다. 이전에도 치과 시술 중 통증이나 스트레스로 혈압이 치솟아 뇌출혈이 일어난 사례가 있었다.

의사들은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했지만 이 남성이 치과 방문 6주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뇌 스캔에서 뇌 세포 사이의 배선을 손상시키는 낮은 혈류량 징후가 드러났다. 이 질환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은 그의 DNA 샘플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혈관 벽이 두꺼워져서 혈관이 좁아지고 뇌에 도달하는 혈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10만 명 중 약 2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드문 질환인 카다실(CADASIL)이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ICH는 때때로 CADASIL의 합병증일 수 있다.

CADASIL(Cerebral Autosomal Dominant Arteriopathy with Subcortical Infarcts and Leukoencephalopathy)은 뇌혈관 질환의 일종으로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은 동맥들에 영향을 미친다. 주로 유전적으로 발생하며 한 부모에게서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으면 발병할 확률이 50%다. CADASIL은 뇌졸중이나 인지 장애,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킨다. 반복적인 뇌졸중(주로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첫 번째 증상이 나타나며 미세 뇌졸중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인지 기능 저하(기억력, 집중력, 사고 능력 등이 저하), 정신과 증상(우울증, 성격 변화, 공격성), 두통, 운동 장애(근육 약화 및 균형 유지 미약)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CADASIL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증상을 관리하기 위한 치료 뿐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 예방을 위해 항혈전제나 혈압 조절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인지 기능 저하나 정신과적 증상에 대해서는 적절한 약물 치료나 재활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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