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운동·자극으로, '신경 손상' 치료할 수 있다?

근육 운동, 신경세포(뉴런) 성장 속도 4배 높여…사고나 루게릭병 등으로 잃은 운동성 회복 기대

운동 중 근육이 수축하면 ‘마이오카인’이라는 생화학 신호가 방출돼 신경세포(뉴런)의 성장이 약 4배 더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세포는 운동의 생화학적 신호와 물리적 영향에 반응한다. 이런 원리를 응용하면 사고나 '루게릭병' 등으로 손상된 신경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규칙적인 운동 등 신체활동은 근육과 뼈, 혈관,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좋다. 근육을 자극하면 사고나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 ALS) 등 각종 신경퇴행성 질병으로 손상된 신경을 치료해, 환자의 이동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운동 등으로 근육을 자극하면 신경세포(뉴런)의 성장이 눈에 띄게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동 중 근육이 수축하면 ‘마이오카인’이라는 생화학 신호(근육 호르몬)가 방출돼 운동 신경세포가 약 4배 더 빨리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경세포가 운동의 생화학적 신호뿐만 아니라 물리적 영향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리투 라만 교수(기계공학과)는 “이 연구 결과는 근육과 신경 사이의 '소통(Crosstalk)'을 단절하는 신경 손상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세포 수준의 실험은 운동이 신경 성장에 매우 큰 생화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외상성 근육 손상을 입은 생쥐의 부상 부위에 근육 조직을 이식한 뒤, 빛으로 새로운 조직을 반복 자극해 운동시키면 이동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2023년 보고한 바 있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이식된 근육이 자극을 받아 신경과 혈관의 성장을 촉진했다. 운동은 이식한 근육 조직이 건강한 쥐와 비슷한 수준의 운동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은 운동 중 수축·확장한다. 이와 비슷하게 신경세포를 앞뒤로 반복적으로 당겨주면, 신경세포가 마이오카인에 노출될 때처럼 성장한다.

종전 연구 결과 근육 활동과 신경 성장 사이에 생화학적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번엔 물리적 효과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다. 라만 교수는 “신경이 근육을 제어한다고 생각하지만, 근육이 신경에 말을 건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결과"라며 “근육은 마이오카인을 분비하지만, 운동을 하면 이 근육 호르몬이 훨씬 더 많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연구에는 MIT ‘코흐 통합 암연구소’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Actuating Extracellular Matrices Decouple the Mechanical and Biochemical Effects of Muscle Contraction on Motor Neurons)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어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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