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kg 빼려다가"...490만원 비만수술 받다 사망한 50대女, 무슨 일?
초기 비만 단계로 19kg 감량 목표하던 여성...튀르키예서 약 490만원 지불하고 수술, 대동맥 결함‧과다 출혈로 결국 사망
50대 영국 여성이 살 빼는 수술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에 사는 자넷 린 세비지(54)는 체중 감량 수술인 위소매절제술(Gastric sleeve surgery)을 받기 위해 튀르키예 안탈리아에 위치한 병원을 찾았다. 체질량지수(BMI)가 30.7로 비만 초기 단계였던 자넷은 비만약 오젬픽(Ozempic)까지 복용하면서까지 몸매를 관리했다. 비만 개선을 위해 19kg 감량을 목표로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오젬픽 구하기가 어려줘지자 자넷은 비만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 약물이지만 체중 감소 효과도 있어 비만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넷도 약물 처방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작년 7월, 자넷은 외국인에게 의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튀르키예 여행사를 통해 한 병원을 예약했다. 수술 비용은 2750파운드(약 493만원).
한 달 정도 지난 8월 6일, 자넷은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중 자넷에게서 예상치 못한 대동맥 결함이 발견됐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피를 온몸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이다. 이 혈관에 구멍이 뚫리거나 찢어지는 결함이 발생하면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거나 심각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부검 결과 자넷의 대동맥에는 3~4mm 크기의 결함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도의가 대동맥 문제를 치료했지만 자넷은 수술 과정에 과다출혈이 발생해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자넷의 사례는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해외 원정 수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알려졌다. 실제 자넷은 예약 당시 의사의 정보를 요구하며 수술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 예약을 도와준 여행사 직원은 “자넷은 자신의 수술을 담당할 의사가 누군지, 어떤 경력을 지닌 의사인지 알고싶어 했다”고 말했다.
위를 바나나처럼 길게 잘라 위 용적 줄이는 수술...식욕 저하‧체중 감량 효과 있어
자넷이 받은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바나나처럼 길게 잘라 위 용적을 줄여 음식 섭취량을 제한하는 수술이다. 식욕 자극 호르몬인 그렐린이 분비되는 본거지를 제거해 식욕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수술 후 초기에는그렐린의 농도가 상당히 감소돼 식단 조절에 도움을 준다.
위소매절제술의 장점은 수술 시간이 짧고 수술 후 장단기 합병증도 적다는 것. 수술 후 절제 부위가 누출되거나 남아 있는 위 조직의 협착이 발생할 순 있으나 합병증 발생 위험이 5% 미만인 것으로 보고된다. 다른 비만대사수술과 달리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도 적어 수술 후에도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국내도 2022년 2400명 환자가 비만 수술받아...수술 후 식단‧영양 관리 중요
우리나라에서도 사연 속 여성처럼 위소매절제술을 받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숫자로 보는 비만-비만대사수술 현황’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2400명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았다.이 중 여성은 1839명, 남성은 561명이었다. 비만대사수술 종류 중 위소매절제술이 77.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비절제 루와이형 문합 위우회술 등이었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뒤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다만 위소매절제술 등 비만대사수술을 한 후 고열량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체중 감량 효과가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위식도 역류 질환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려면 수술 후에도 식단 조절과 영양소 보충에 신경써야 한다. 흔히 위소매절제술 뒤에는 아연, 비타민 D, 엽산, 철분 등이 결핍될 수 있어 육류, 생선, 달걀, 두부, 채소 등 골고루 섭취할 필요가 있다.
한편 위 사연에서도 알 수 있듯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때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NHS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수술을 고려할 때는 병원과 의사를 직접 확인하고, 수술 전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비용과 날짜만 고려하기보다 병원에 대한 신뢰성, 담당 의사 정보, 수술 부작용 등 각종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