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어려운 간암, 혈액검사로 초기 진단 길 열리나

아주대의대 연구팀, 민감도·특이도 높은 바이오마커 발굴

혈액검사를 통해 간암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혈액 바이오마커가 발견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암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혈액 바이오마커가 발표됐다. 바이오마커란 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인데, 혈액검사만으로 간암을 초기부터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임수빈 교수(홍지원 연구원)와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조효정 교수(은정우 연구교수)는 바이러스성·비바이러스성 간암 환자와 비(非)간암 환자의 혈액 샘플을 이용한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해 유전자 마커를 분석했다. 다중 오믹스 분석은 인간 유전체를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총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혈액 바이오마커로, ‘SH3PXD2B(바이러스성 간암)’와 ‘CD70(비바이러스성 간암)’을 각각 밝혀냈다.

특히 이들 바이오마커는 간암과 간염, 간경화 등과 같은 비간암을 ‘얼마나 잘 구분하는지’ 성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AUC(Area under the curve, 0~1)에서 각각 0.73(SH3PXD2B), 0.83(CD70)의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간암은 종양미세환경의 이질성이 높고 원인이 다양해 치료가 까다롭고 생존율이 낮은 암종 중 하나다.

이에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현재 간암 진단법은 ▲낮은 민감도 ▲위양성(거짓 양성) 가능성 ▲환자 간 종양 이질성 등으로 효과적인 진단에 한계가 있다.

특히 바이러스성 또는 비바이러스성 병인에 따라 암 유전체의 양상이 달라, 각 병인에 따른 구별된 바이오마커의 규명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바이오마커 연구에서 각광받고 있는 ‘혈액 버피코트(면역세포, 혈액 내 다양한 세포 포함)’를 간암 연구에 처음으로 활용했다. 또 간암 환자의 혈장 샘플에서 RNA 수준의 유전자 발현 분석과 단백질 발현 스크리닝을 결합한 다중 오믹스 분석을 시행했음을 강조했다.

조효정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바이오마커로 간암 1, 2기 초기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혈액검사’만으로 간암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수빈 교수는 “정밀 분석을 통해 민감도·특이도 높은 간암 바이오마커를 찾았다”며 “특히 임상에서 구별이 힘든 간암과 비간암을 구분하는 데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IF:14)≫에 ‘혈액 버피코트와 혈장 샘플의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한 간세포암의 병인 특이적 마커 발굴’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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