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휩쓸려 뒤로 넘어졌다"...구조 헬리콥터 바람 때문에 80대女 사망, 무슨 일?

헬기장에 착륙하던 구조 헬리콥터 바람에 휩쓸려...뒤로 넘어진 할머니 두부손상으로 사고 3시간 반만에 사망한 사건

영국에서 한 할머니가 병원에 착륙하던 헬리콥터 바람에 휩쓸려 넘어지면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할머니 진과 해당 병원(하단 중앙) [영국 일간 더선 보도/ 헬리콥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위함]
영국에서 80대 할머니가 병원에 착륙하던 헬리콥터 바람에 넘어지면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던 가운데, 이 사건 심리가 곧 진행될 예정으로 영국 언론에서 이 사고를 재조명했다.

영국 일간 더선 등 보도에 다르면 87세 진 랭건은 2022년 3월 4일 영국 데본 주 플리머스에 위치한 데리포드 병원 주차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진은 청력 보조 장치(보청기)를 맞추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후 조카와 함께 나오던 중이었다.

사고는 구조 헬리콥터가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병원 헬기장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헬리콥터가 접근하면서 생긴 강한 바람(하강풍)에 의해 진과 그의 조카는 그 자리에서 넘어졌다. 진은 뒤로 넘어져 심각한 두부 손상을 입었다. 사고 후 진은 약 3시간 반 뒤에 사망했다.

이 장면은 CCTV에 포착됐다. 헬기장 옆을 지나던 사람들이 강한 바람에 밀려 바닥에 넘어지는 모습이 찍혔다. 법정에서 영국 내무부 병리학자인 아만다 제프리 박사는 “진은 발을 떼고 넘어지면서 뒤로 넘어져 치명적인 두부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수석 검시관 이안 애로우(Ian Arrow)는 진이 플리머스에 거주하는 은퇴한 공무원이었다고 전했다. 항공 사고 조사국(AAIB)은 진의 사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나, 법정에서는 배심원들이 해당 조사 결과를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심리는 총 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진의 가족은 법정에서 성명을 통해 그의 “갑작스럽고 폭력적인 죽음”에 대해 충격을 표하며 “진은 가족 중 가장 연장자였으며, 우리 삶의 든든한 존재였다. 그의 죽음은 모든 가족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진은 손주들을 포함해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봤으며, 매일 가족의 반려견을 산책시킬 만큼 활기찬 생활을 해왔다. 가족은 “언젠가 진과 이별할 날이 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런 식의 폭력적인 사망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애통함을 전했다.

헬리콥터 착륙시 하강 바람 초속 30미터...사람 균형 잃고 넘어질만큼 강력해  

헬리콥터 착륙 시 발생하는 하강 바람(다운워시)은 매우 강력하다. 헬리콥터의 크기, 비행 속도, 착륙 각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초당 수십 미터의 속도를 기록할 수 있다.

대형 헬리콥터는 최대 초속 20~30미터에 이르는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낸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70~100km에 달하는 바람으로 이 정도면 바람 속에 있는 사람이 균형을 잃고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통 헬기장 주변 수십 미터 범위까지 바람이 미칠 수 있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바람의 세기는 모래나 작은 물체를 공중으로 날려보내거나 사람을 밀어 넘어뜨릴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 어려운 노인이나 어린이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착륙 시 주변에 있는 사람이나 물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뒤로 넘어지면 더 위험한 두부손상...노인은 더 심각한 부상 입기도 

위 사례에서 헬리콥터 바람에 의해 넘어진 진 할머니는 뒤로 넘어져 두부손상을 입었다. 뒤로 넘어지면 특히 더 위험하다. 머리, 특히 후두부가 바닥과 직접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후두부는 뇌의 시각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이 위치한 부분으로, 외상이 발생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머리가 바닥에 세게 부딪히면 뇌가 충격을 받아 흔들리고 뇌진탕, 뇌출혈, 두개골 골절, 부종 등이 심각한 부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진탕은 일시적인 두통, 어지럼증,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뇌의 기능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에 출혈이 생기는 것도 위험하다. 특히 경막하 출혈이나 지주막하 출혈은 뇌 안에서 출혈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미미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뇌출혈은 의식 소실, 심각한 신경 손상,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다. 무엇보다 뒤로 넘어질 때 충격이 심하면 두개골이 골절될 수 있다. 두개골 골절은 뇌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고, 감염 위험을 높이며, 뇌척수액 누출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으면 뇌 조직에 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부종은 뇌의 압력을 증가시켜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신경 손상을 일으키거나 의식 장애를 유발한다. 두부 손상 후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저하, 감정 조절 어려움 등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노년층의 경우 뼈와 혈관이 약해 외상으로 인한 두부 손상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노인은 일반적으로 회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충격이 가해지면 출혈이나 부종이 더 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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