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0년내 매출 5조, 영업이익 1조 만들 것"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2026년 하반기 출시"
“한미약품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는 일과 잘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예정이며, 선대 회장님의 신념이었던 ‘제약강국’ 의지에 덧붙여 ‘제약주권을 가진 제약강국’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일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11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팜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이처럼 밝혔다.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중장기 계획을 밝혀 경영권 이슈에 가려져 있던 한미약품의 성과를 조명하려는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회사가 성장하기 위한 3단계 중장기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우선 올해와 내년 국내 시장에서 초격차를 달성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며, 이후 2028년까지는 블록버스터를 출시하고 기술이전과 도입 성과를 가시화한다는 계획이다. 2033년까지는 혁신신약 주도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판매량을 극대화함으로써 글로벌 50위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10년 내에 매출 5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본부별로 성장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본부는 점유율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면서 혁신신약을 론칭할 것이고, 글로벌본부에서는 한미라는 브랜드를 세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박명희 국내사업본부장, 김나영 신제품개발본부장, 최인영 R&D(연구개발)센터장, 신해곤 글로벌사업본부장이 각 사업 부문 성과와 미래 계획 등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최인영 센터장은 “최근 한미약품 R&D센터는 조직을 크게 비만·대사, 표적·면역항암, 희귀질환 등 질환 중심으로 개편했다”며 “질환 중심으로 개편함으로써 전문성을 고도화하고 효율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경영권 분쟁에 따라 연구개발 인력이 대거 이탈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도 내놨다. 최 센터장은 “연구센터에서 나간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고, 그분들이 키맨들도 아니었다”며 “인력과 함께 연구개발비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R&D 기능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비만치료제와 관련, 개발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전 세계 인크레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과 신장질환 보호 효능이 탁월한 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위고비에 준하는 체중 감량 효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은 당초 2027년 초 출시할 예정이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2026년 하반기로 앞당겨 출시하기로 했으며, 식사량 조절이나 일정량 이상의 운동을 하도록 돕는 디지털 의료기기(앱)도 개발하고 있다.
국내사업개발본부는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기준 1조63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국내 사업부는 연평균 성장률 9.8%를 이뤄 2028년까지 1.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박명희 본부장은 “근거 마케팅 강화와 질환별 처방 대상 집중 공략을 통해 매출을 증대할 예정”이라며 “특히 가장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비만 신약으로 1000억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있다. ‘
김나영 본부장은 개발 중인 고혈압 3제 복합제 ‘HCP1803’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단일제 대비 신속하고 높은 효과를 가지면서도 부작용을 줄인 저용량 다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약을 출시하면 1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해당 약은 2025년 출시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한미의 추진력 뒤에는 어느 한 부서의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1~2명의 리더십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합심할 때 나오는 것”이라며 “이런 결속력이 약해졌을 때 한미약품에 리스크가 생긴다고 생각하며, 혁신하는 한미약품이 되도록 현업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