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건강검진에 AI 기술 접목...“질병 예방 시대 열릴 것”
조비룡 교수, “질병 진단보다 예방 중심으로 전환 중요해져”
국가건강검진 체계에서 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한층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차원을 넘어, 병의 발생 자체를 막는 데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조비룡 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7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메디체크 학술대회에서 ‘국가건강검진의 미래와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정부가 제3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을 통해 '건강 생활 실천을 이끄는 건강검진'이라는 아이템으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연계해 활용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여기엔 질병 발생 전 단계에서 예방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3차 종합계획(안)에는 '부담없고 편리한 건강검진', '믿을 수 있는 건강검진', '건강생활실천을 이끄는 건강검진', '국가건강검진 관리 기반 강화' 등이 4대 추진전략으로 들어갔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건강생활실천을 이끄는 건강검진 전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건강정보 연계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해 개인건강기록 관리와 자가건강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건강검진 '마이데이터(개인주도 건강정보 활용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생활터 중심 건강생활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수검자 위치기반 모바일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고위험군에는 보다 집중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은 평균적으로 1년에 1번이나 2번 정도 건강검진을 한다”며 “하지만 건강하려면 집에 있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생활실천을 이끄는 건강검진 전략이 강조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3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2차 예방 전략이 1차 예방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1차 예방은 평소에 건강 관리를 해서 질병 발생을 예방하는 것으로, 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2차 예방과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조 교수는 “3차 계획이 성공하려면 2차 예방이 1차 예방으로 넓어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러 위험요인들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데, 최근 등장한 AI나 디지털 기술은 이런 부분들을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8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용 장치는 952개에 달한다. 조 교수는 이러한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기들을 이용하면 질환 판정과 검진 업무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건강검진에서 판정지를 인쇄해주면 대상자가 이를 집에 가서 읽어보는 보는 방식인데, AI는 대상자에 맞게 설명해 주는 능력이 좋다. 수검자들이 건강검진 결과나 사후관리를 더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인지행동 치료와 관련한 디지털 치료제들이 승인되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장치를 이용하면 의사와의 상담으로 발생하는 비용적인 부분을 줄일 수도 있다”며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기를 이용해 일상생활 모니터링부터 맞춤형 건강검진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