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男 뱃속에 27kg '이것' 자라"...12년간 뱃살로 알았던 이 정체는?

비만이라고 치부해왔던 복부 살...수술로 뱃살 빼려다 발견한 지름 52.3cm, 무게 27kg 종양, 성공적 제거 했지만 12년간 발견 못한 의료진 대상 소송 중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한 남성은 마치 임신부 처럼 배가 볼록 불러왔다. 지난 12년 동안 이 상태가 단순히 비만에 의한 것이라는 진단을 들었지만, 결국 복부에 거대한 암성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노르웨이 오슬로에 사는 한 남성은 지난 12년간 마치 임신부 처럼 배가 볼록 불러왔다. 병원에서 이 상태가 단순히 비만에 의한 것이라는 진단을 듣고 방치하다, 결국 복부에 거대한 '암성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단순 비만이라고 진단해 온 병원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제기했다. 암성 종양은 악성 종양(malignant tumor)의 한 종류로, 신체 조직에서 비정상적인 세포가 무제한으로 성장하고 분열하는 특성을 가진 덩어리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독일 출신인 59세의 토마스 크라우트는 2008년, 더 나은 생활과 커리어를 위해 노르웨이로 이주했다. 그는 오슬로에서 안경사로 일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갔고, 그의 아내 이네스는 의료 분야에 종사하고 있었다. 2011년, 그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가 점점 불룩해졌다. 사람들은 그의 체형 변화에 의문을 내놨다. 병원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단순히 비만과 당뇨로 진단했다.

2012년, 토마스는 공식적으로 당뇨병 2형과 비만 진단을 받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체중 감량 주사와 영양 및 다이어트 강좌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뱃살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커져만 갔다. 몸무게는 줄었으나 복부 비대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12년 동안 토마스는 비만과 당뇨를 관리하며 체중 감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식단 조절과 체중 감량 주사를 통해 얼굴과 팔은 점점 얇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배만큼은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었다. 오젬픽 주사를 통해 체중이 줄어든 후에도 그의 '산'만한 복부는 그대로였다. 의료진은 이 상태마저도 단순 비만의 문제로 여겼다.

토마스는 “내가 마른 얼굴과 팔을 보고 의사가 ‘영양 결핍 상태’라고까지 말했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내 몸 상태가 정말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 회상했다.

2024년, 올해 토마스는 뱃살을 수술로 줄이기 위해 위 소매 절제 수술을 준비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복부를 좀 더 자세히 검사하기로 결정했다. 왼쪽 배가 볼록했던 상태의 모습과 오른쪽 수술 후의 모습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위 소매 절제 수술 준비 중 종양 발견...10시간의 대수술, 27kg 종양 꺼내 

2024년, 올해 토마스는 커져만 가는 뱃살을 수술로 줄이기 위해 위 소매 절제 수술을 준비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복부를 좀 더 자세히 검사하기로 결정했다. CT 스캔 결과, 그의 복부에 거대한 종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방 육종이었다. 종양은 무려 27kg에 달했고, 지름은 52.3cm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이 종양은 그의 오른쪽 신장을 포함한 여러 장기를 침범하고 있었다.

토마스는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신장이 종양에 의해 손상되고 있었다. 내 몸이 그런 상태였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지방육종은 지방세포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신체 깊숙한 부위에서 커다란 덩어리 형태로 자라며, 주변 조직과 장기에 침투해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토마스는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이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10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종양과 일부 소장, 손상된 오른쪽 신장을 제거해야 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의 몸속에는 여전히 제거하지 못한 암 조직이 남아있어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종양이 여러 장기와 얽혀 있어 제거할 수 없는 부분이 남아있다고 들었을 때는 절망스러웠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종양학자와 상담하고 치료를 받으며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와 그의 아내 이네스는 거대 종양을 발견하지 못한 의사들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소송은 처음에 종양이 너무 희귀해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변호사는 이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했고, 법적 싸움은 아직 진행 중이다. 토마스는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고 믿는다. 12년 동안 잘못된 진단에 고통받았으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토마스는 남아있는 암 조직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2주에 한 번씩 심리 상담도 받으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에게는 여전히 의료 시스템과의 법적 투쟁이 남아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복부비만으로 오인 받기 쉬운 지방육종, 수술적 제거가 가장 일반적 

지방육종은 희귀 암으로 분류되며, 성인 연부 조직(soft tissue) 종양 중에서는 가장 흔한 편에 속하지만, 전체 암 발생률에서는 낮은 비율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종양이 커지면서 신체 부위에 압박감이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복부 깊숙한 부위에서 자라면, 종양이 상당히 커질 때까지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비만 등으로 오인될 수 있다.

지방육종은 악성 종양이기 때문에 수술적 제거가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이다. 가능한 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목표지만, 종양이 여러 장기와 연결된 경우에는 제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수술 외에도 종양의 크기나 위치, 변형 유형에 따라 방사선 치료와 항암 화학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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