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女 코 골면...치매 위험 더 높다는데, 왜?

수면무호흡증 증상 있는 폐경 후 여성, 특히 치매 위험 높아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폐경을 지난 여성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수면이 기억을 공고히 하는 데 필수이며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이러한 과정에 방해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 미시간 보건대 티파니 브레일리 박사팀은 수면무호흡증과 치매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1만 8815명의 설문조사 및 인지 검사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50세 이상에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나 해당 증상이 있는 경우 향후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여성, 특히 노년층에서 두드러졌다. 연구 시작 시점에 수면무호흡증이 있던 여성은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80세가 됐을 때 치매 발병 위험이 약 5% 더 높았다. 반면, 동일 연령대의 남성의 경우 치매 위험은 2.5% 높아지는 데 그쳤다. 여성과 남성 간 차이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지만, 연구진은 폐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여성은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기간 동안 여성은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기억력, 수면, 기분의 변화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위험이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지만, 인종과 교육 수준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연관성을 보여줄 뿐, 수면무호흡증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므로 수면무호흡증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친 무작위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슬립 어드밴시스(SLEEP Advances)》에 ‘Sex-specific dementia risk in known or suspected obstructive sleep apnea: A 10-year longitudinal population-based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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